Film life in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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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거닐며 바라보는 나무 하나하나가 영화고 음악이고, 나의 컨텐츠다.
by DAISHI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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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스는 일단 영화를 잘 찍는다. 예술영화도 당연하고 장르영화도 잘 찍는다. 공포영화도 당연하고 코미디영화(내 취향엔 안 맞지만)도 잘 찍는다. '파쿠르'의 본고장답게 액션영화도 잘 찍는다. 프랑스 영화의 정통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뤼미에르 형제나 장 뤽 고다르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영화에 대한 정통성과 깊은 문화적 인프라를 갖춘 나라답게 재미있는 영화를 잘 찍는다. 내가 넷플릭스 영화 '라 테르'에 대해 가졌던 기대는 그런 것들에서 비롯됐다. 영화의 발상지이자 파쿠르의 본고장이고 뤽 베송이 나고 자란 나라(?)인데 못해도 '택시'같은 영화는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기대한 내가 미친 놈이다. 

2. '라 테르'는 시놉이 익숙하고 간단하다. 산에서 재재소를 운영하는 주인공 사이드(사미 부아질라)는 암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한다. 청각장애인 딸 사라(소피아 레사프레)를 위해 그는 재재소를 처분하고 딸의 미대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런데 가석방 중인 직원 야니스가 마약거래에 말려들게 되고 마약조직 두목이 자신의 약을 찾기 위해 재재소를 찾아온다. 사이드는 딸을 지키기 위해 마약조직과 일전을 벌인다. 시놉만 읽으면 '아저씨'나 '테이큰'을 기대할 수 있다(심지어 '테이큰'을 만든 피에르 모렐도 프랑스 사람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내가 가장 먼저 내뱉은 말은 "시벌 이게 대체 뭔소리야"였다. '라 테르'는 분위기 잡는데 영화의 절반을 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대체 저 아저씨가 왜 저러나"라는 의문을 가지고 보게 된다. 

3. 일단 사이드는 온갖 무게를 다 잡는다. 분위기만 봤을때는 지젠느(GIGN)에서 복무하다 퇴역한 군인인가 싶다. 그러나 그런 배경설명은 없다. 그리고 마약조직이 올 것을 예상하면서 오히려 일을 더 크게 키운다. 예를 들어 엄한 야니스를 창고에 가뒀다가 꺼내고 마약을 괜히 숨기고 괜히 악당 차를 운전하다 들이받고 괜히 내부로 유인했다가 재재소 태워먹는 식이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사이드의 행동은 일을 더 키우고 있다. 한 예로 '아저씨'의 경우 차태식(원빈)은 전당포에 물건 찾으러 온 녀석들에게 일단 지갑부터 주고 시작한다. 일을 크게 만들지 않는게 최선이라는 걸 안다. 사이드는 그걸 모른다(대체 왜?). 정말 최후의 보루로 "그래, 평생 나무나 베던 사람이 뭘 알겠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해보려는데 일이 꼬이는 경우겠지"라고 생각했다. 

4. 일단 여기서 꼬여버리니 다른게 다 별로다. 액션도 시원치 않고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발암캐'같다. 잔뜩 잡아놓은 무게조차 공중분해 돼버리고 "이거 너무 재미없어"라며 짜증만 날 뿐이었다. 이쯤되니 이 영화를 만든 쥘리엥 르클레르크의 전작이 궁금해졌다. 그는 꽤 많은 영화를 만들었고 모두 범죄액션스릴러다. 전작인 '더 바운서'는 무려 노년의 장 클로드 반담이 주연이고 2015년작 '더 크루'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다(아마도 미드나잇 패션으로 추정). 이것들이 그의 커리어를 증명해주진 않을 것이다. 다만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거지같은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다. 

5. 결론: '라 테르'의 미덕이 뭐가 있을지 여러모로 고민해봤다. 그나마 미덕이라면 '테이큰'이 보여준 판타지는 깼다는 점이다. 특수부대에 복무하지 않은 다수의 아버지들은 저렇게 실수도 하고 사고도 치다가 꾸역꾸역 목숨바쳐 자식을 구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약간 애잔하기도 하다. 다만 '라 테르'에 대해 내가 기대한 것은 그게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썩 좋게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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