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life in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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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거닐며 바라보는 나무 하나하나가 영화고 음악이고, 나의 컨텐츠다.
by DAISHI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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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악마를 보았다> 개봉판에 대한 리뷰를 쓴 적이 있기 때문에 이 글은 개봉판과 해외배급판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것이 전부가 될 것이다.

결론부터 설명하자면 둘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국내개봉판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분위기를 더 몰아갈려고 했다면 해외개봉판은 좀 더 전개가 빠르고, 결론을 향해 우직하게 달리는 느낌이었다. <국가대표>로 예를 들어보자면, <국가대표> 최초 개봉판이 <악마를 보았다> 해외버젼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반면 설명이 많은 국내판은 <국가대표> 완결판과 같은 느낌이다.

<악마를 보았다> 국내판 리뷰 : http://daishiromance.tistory.com/265

그렇다고 해외개봉판이 무작정 설명을 줄인 것은 아니다. 줄일 것은 줄인 대신,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펜션에서의 장면을 예로 들어보자. 국내개봉판을 보면 그 뚱보아저씨와 최민식의 관계가 제대로 보여지지 않고 있다. 단지 배우들의 표정 등을 통해 둘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해외개봉판에서는 이 둘의 대화가 좀 더 길어진다. 이미 관객이 눈치챈 바와 같이 뚱보아저씨는 최민식에게 심하게 주눅들어있는 상태고, 이 둘은 한 때 지존파와 같은 살해조직을 만들려고 모의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이 삭제된 이유는 간단하다. 대화가 길어진 만큼 뚱보아저씨가 인육먹는 걸 보여주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펜션의 개들이나 이 뚱보아저씨나 사람고기는 참 복스럽게도 먹는다.

이 장면이 길어진만큼 줄어든 장면도 있다. 가장 단적으로 말하자면 최민식과 펜션여주인의 정사장면이다. 즉, 펜션여주인과 최민식의 관계를 표현하는 장면이 통째로 잘려나갔다. 아마도 해외판만 봐서는 저 둘이 무슨 사이인지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선택에 대해 꽤 만족하는 편이다. 물론 국내판에서 배우 김인서가 보여주는 연기도 괜찮았지만 이 뚱보아저씨의 연기는 정말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맛깔나게 인육을 먹는 장면부터 시작해서 위험한 상황이나 살인을 시작하려는 상황에서의 웃음은 정말, 심각하게도 연쇄살인범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추격자>의 지영민(하정우)과는 분명 다른 태도였지만 정말 세상에는 이 아저씨같은 살인범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그 웃음소리는 오래 들으면 들을수록 강박증을 유발시키게 한다.

범상치 않은 식인종 최무성. 사진은 영화 '베스트셀러' 출연당시 모습.


이밖에 대부분의 추가된 장면들은 그냥 잔인한 장면들이다. 목 자르는 장면이나 입 찢는 장면, 아령으로 맞는 장면, 또 확실하지는 않지만 간호사에게 해꼬지하는 과정에서의 몇 장면이 추가됐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의 최대 성과라면 뚱보아저씨, 배우 최무성의 발견일 것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추격자>의 하정우 이후 가장 소름돋는 연쇄살인범을 연기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물론 국내판 리뷰에 이어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이병헌과 최민식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 이건 국내판, 해외판을 떠나서 순전히 두 번 보니깐 더 잘보이는 부분이긴 한데, 둘의 연기는 마치 불과 물이 하나로 만나서 싸우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긴장감을 안겨준다. 과연 김지운 감독이 심각하게 만족할만한 부분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해외판에서 더 험한 꼴을 당한 한송이 간호사(윤채영).


반면 잘려나간 부분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앞서 언급한대로 최민식과 김인서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모두 잘렸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에서 여고생 덮치는 장면도 매우 짧아졌고, 특별출연한 이준혁이 이병헌에게 GPS장비를 건네주는 장면도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군더더기는 꽤 쳐낸 셈이다. 사실 내가 감독이라고 해도 최민식과 최무성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극 전반에 더 잘 어울렸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역시 한국관객들에게 어필할려면 찐한 베드씬 정도는 나와줘야 한다는 제작자의 계산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만약 누군가 "<악마를 보았다> 국내판이 낫냐, 해외판이 낫냐?"고 물어본다면 난 "가능하면 둘 다 봐라"라고 말하고 싶다. 살인과 광끼가 어우러진 이 잔혹함의 향연을 제대로 이해햐라면 둘 다 보는게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당신의 비위가 허락한다면 말이다.

해외판에서 비중은 줄었지만 여전히 눈빛은 범상치 않은 김인서씨.


여담) 심야상영 전 무대인사를 한 김지운 감독은 이 영화가 "외국영화에 비하면 매우 얌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것은 한국영화가 주는 정서적 동질감 때문에 더 잔인한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김지운 감독 얼굴보고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이 영화, 결코 '얌전한 편'은 아니다.
악마를 보았다
감독 김지운 (2010 / 한국)
출연 이병헌,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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