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life in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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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거닐며 바라보는 나무 하나하나가 영화고 음악이고, 나의 컨텐츠다.
by DAISHI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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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5.08.21
    Zion.T - 양화대교
  2. 2015.01.11
    '무한도전:나홀로 집에' - Goodbye 여의도! Goodbye 2014!
  3. 2015.01.04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 세월은 구름처럼 흐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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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이 사라진 세상



흔히 이별을 하고 나면 지나가다 나오는 슬픈 사랑노래가 내 얘기같고 뭐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그만큼 감성이 촉촉해진다는 소리다. 적어도 내가 이 나이 먹고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또 감성이 촉촉해지니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최근에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서 그런 감성을 느꼈다. "히야~ 내가 이렇게 말랑말랑해질때도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노래 중에도 그런 노래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자이언티의 '양화대교'였다. 


사실 자이언티라는 보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목소리가 너무 낯설어서 쉽게 가까워지기 힘들었다. 당연히 '양화대교'도 '내 취향이 아닌 노래' 정도로 취급받았다. 


이 노래에 급 관심이 생긴 건 역시 '무한도전'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거기 나온 모든 것에 애착이 가기에 자이언티와 '양화대교'에게 관심이 갔다. 


그런데 '양화대교'가 '이별 후 어쩐지 내 얘기같은 슬픈 사랑노래'일 줄은 몰랐다. 이 노래의 가사를 들어보면 자이언티(권해솔)의 따뜻한 가족애가 담긴 훈훈한 곡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양화대교에 대한 각기 다른 추억 때문에 생긴 일일 것이다. 


양화대교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과 마포구 합정동을 이어주는 한강다리다. 과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뭔 작업을 한다고 다리를 'ㄷ'자 모양으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엄청나게 짜증냈던 다리기도 하다. 나에게 이 다리는 전 여친과 나를 이어주는 다리이기도 했다. 


내가 사는 곳은 영등포동, 그녀가 사는 곳은 합정동이었다(전에는 망원동에 살았지만 망원동이나 합정동이나 거기서 거기다). 그녀는 합정동을 매우 좋아했다. 주택가가 밀집한 조용한 동네였고 근처에 예쁜 카페가 많았다. 또 한강공원이 가까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기에 편했다. 


연애 초기에는 이점에 별로 공감하지 못했다. 내가 늘 하던 말이 "교통의 중심 영등포, 회식의 중심 영등포"라는 것이다. 먹고 마실 곳이 많고, 대중교통이 잘 돼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처음 사귈때부터 합정동에서 데이트하는 걸 좋아했다. 영등포동에서 합정동이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가끔은 "니가 좀 영등포로 와줬으면"하는 생각도 했다. 사람 많고 혼잡하고 냄새나는 영등포를 별로 안 좋아한 그녀는 1년에 3~4회 정도 영등포를 찾아오곤 했다. 그래봤자 타임스퀘어에서 데이트하는게 전부였다. 


그렇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합정동에서 보냈고 나는 그녀가 있는 합정동으로 가기 위해 5714번 버스를 타고 양화대교를 건넜다(760번 버스도 갔었지만 5714번 버스가 더 자주왔다). 처음에는 조금 귀찮기도 했던 양화대교 건너는 길. 시간이 지날수록 이 길이 몹시 설레였고, 돌아올때는 아쉬웠다. 


양화대교를 건너가서 그녀와 함께 한 시간은 길고도 다양했다. 메세나폴리스의 어느 카페에서 수삼스무디를 처음 먹고 그 낯익은 맛에 반가워 했던 일, 함께 마포구청 도서관에 갔다가 장염으로 고생한 일. 선유도공원 놀러갔다가 걸어서 합정동으로 돌아간 양화대교, 카페에 마주앉아 각자 제 할 일에만 몰두해도 좋았던 일, 그리고 아무말 없이 한강변을 걸어도 기분 좋았던 기억. 그녀와의 모든 추억은 다 양화대교 건너편에 있다. 


그녀와 헤어진 후 이화여대 안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를 갈 때 가끔 양화대교를 건넜다. "내리고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리진 않았다. 양화대교 건너에 남겨놓은 추억은 그냥 간직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내가 철이 든 건지, 이젠 추억 귀한 줄도 안다. ...옛날엔 몰랐는데...


자이언티와 내가 기억하는 양화대교는 이렇게 다르다. 그래도 양화대교, 혹은 다른 어떤 장소가 사람들에게 각자 다르게 기억된다는 사실. 그 기억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이 당연하지만 참 재미있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는 그런 경험을 하게 한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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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가 분장개그 친 거 오랜만이지 싶다.


'무한도전'이 오랫동안 예고하며 기대하게 만들었던 '나홀로 집에'가 드디어 방송했다. 그렇게 오래 예고한 것 치고는 1회분에 방송이 끝나 뭔가 허무했지만 한 겨울에 즐기는 납량특집은 가히 역대급이라고 할만했다. 어릴때는 방과 후 텅빈 학교조차 무서웠는데 심야시간에는 인적도 드문 여의도 한 가운데 텅빈 방송국이라니, 상상만 해도 무서울 지경이다. 원래 무한도전은 '예능 그 자체'로 즐겨야 하는게 맞지만 이번 편은 보기보다 이야기꺼리가 상당히 많은 특집이라 몇 자 적는다. 물론 그 이야기는 이전에 네티즌들이 하던 '정치적 해석'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 무한도전의 이번 특집이 가능했던 건 텅빈 MBC사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국은 기본적으로 24시간 사람들이 상주해있고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다. 그건 과거 '24' 특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활기가 사라진 텅빈 방송국 건물은 정적만이 맴돌 뿐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어떤 사연에서건 방송국으로 향한다. 



준하형 말씀 받들어 여름에 또 하자.


이들이 하는 첫 미션은 분장실, 두번째는 뉴스룸, 세번째는 드라마 세트장이다. 분장하고 뉴스하고 드라마 촬영하는 것, 이건 방송국의 흔한 일상이다. 그 일상이 사라진 방송국 건물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마지막으로 방송국의 일상을 보여준다(물론 '예능'은 멤버들이 하고 있는 것이기에 생략됐다). 아마도 그들은 여의도 사옥에서 마지막으로 촬영한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것은 32년 동안 생활한 여의도 사옥에 보내는 무한도전의 작별인사다. 방송국의 흔한 일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추억하며 곧 사라질 건물에게 마지막 헌사를 보낸 것이다. 


MBC가 어떤 곳인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허울만 남은 공영방송이 아니던가? 사실 지금의 MBC를 추억하고 그 마지막에 헌사를 보낼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마 몇 명의 사람들은 "망할 MBC 없애버려라"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의 마지막 자존심'정도로 여겨질 '무한도전'은 위태로운 MBC에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무한도전'의 각오


이와 동시에 '무한도전'은 시끄러웠던 2014년과의 작별도 알렸다. 두번째 미션인 뉴스룸에서 무도 멤버들이 말한 끝인사 멘트는 여의도 MBC시대의 종결과 함께 시끄러웠던 2014년의 종결도 알린 것이다. 이 멘트를 통해 이들은 2015년에 더욱 달라질 것을 각오하기도 했다. 그 기세를 보여주듯 지난해 말 '무한도전'은 연이어 대박 특집을 기획했다. 그리고 예고를 통해 드러난 10주년 특집 또한 '28년후'에 버금가는 대형 블록버스터다(여기서 불안해 할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된다). 


'무한도전'관련 커뮤니티에 가보면 이들이 마치 끝인사를 준비한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글이 많이 보인다. 제작진은 보란듯이 이를 비웃는 것 같았다. '나홀로 집에' 특집에서 보여준 이들의 각오는 "헌건물은 떠나보내고 새건물에서 다시 한 번 열심히 해보겠다"는 결연한 의지처럼 보였다.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이쯤에서 남는 가장 큰 의문 하나, 왜 하필 '한 겨울의 납량특집'일까? '납량특집'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최대 취약분야 중 하나다. 몸 쓰고 구르는 거라면 타고난 그들이지만 납량특집은 아무리 해도 적응이 안되는 것 같다. 이들이 가장 취약한 분야에 정면으로 나선 것(정면이 아닐 수도 있지만)은 새해에도 물불 가리지 않고 도전하겠다는 각오인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공포극복'이라는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싶을 지경이다(물론 이들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다). 


어쨌든 시청자의 입장에서야 더 바랄 것 없는 특집이었다.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좋아하는 스타들이 새해에도 온 힘을 다해 웃겨주겠다는데 바랄 것이 있을까? 명수형 올해 10억 기부 안해도 좋으니 10억원어치 웃겨주길 바란다. 말 안해도 기부는 알아서 잘 하시는 분들이니 바랄 건 없다. 요 몇 주 계속 흐뭇한 '무한도전'을 봐서 참 기분이 좋다.



여담) 그래서 2015년에는 서장훈의 비중이 커진다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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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특집은 30대 이상 시청자들의 열광과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나 역시 30대 중반의 흔한 시청자로서 '토토가'는 진한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토토가'가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1990년대, 혈기왕성했던 청춘을 추억하게 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통해 우리는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나 뜨겁고 찬란했던 청춘의 한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토토가'를 통해 청춘이었던 90년대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청춘이 이미 흘러갔다고 정의내려도 무방한 것일까? 아마 40대 이상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소리다. 이미 그들에게는 김승진과 박혜성이 노래하던 80년대가 있었고 더 이전에는 조용필과 심수봉, 이미자가 있었을 것이다. 추억은 우리를 건강하게 만든다. 하지만 추억에 갇혀 현실을 바라본다면 뒤쳐지는 사람이 될 것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스스로를 '과거지향적인 사람'이라고 정의내린다. 특히 이런 성향은 연애할 때 자주 나타난다. 내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여자는 과거에 만났던 여자들의 장점을 모아놓은 여자고 연애를 하더라도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또 무언가 결정을 해야 할 때는 과거의 사례들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편이다. 나도 내가 찌질한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나에게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는 따끔한 일침이 됐다.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는 추억 속에 사는 한 여배우의 이야기다. 여배우 마리아 앤더스(줄리엣 비노쉬)는 20여년 경력을 가진 톱스타 여배우지만 데뷔작이었던 연극 '말로야 스네이크'의 영광을 기억하는 배우다. '말로야 스네이크'에서 당돌한 소녀 '시그리드'를 연기했던 그녀는 20년 후 리메이크작의 '헬레나' 역을 제안받는다. '헬레나'는 '시그리드'에게 버림받고 자살하는 연상의 상사로, 마리아에게는 썩 못 마땅한 역할이다. 그리고 시그리드 역에 헐리우드 트러블메이커 조앤(클로이 모레츠)이 제안받았다는 사실 또한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마리아는 자기 세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데뷔작을 함께 했던 빌렘 감독에 대한 우정과 애착이 강한 그녀는 젊은 작가 클라우스(라스 에이딘거)가 연출하는 리메이크작이 영 못 마땅하다. 하지만 비서 발렌틴(크리스틴 스튜어트)을 포함한 주변인들은 클라우스와 조앤에 대한 편견이 없어 "어울린다", "잘할 것 같다"는 조언을 한다. 물론 마리아는 이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이 영화는 마리아가 어떻게 과거의 영광과 추억에서 어떻게 자신을 내려놓는지에 이야기 전반을 할해한다. 그 계기는 마리아와 발렌틴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마리아와 발렌틴은 '말로야 스네이크'의 리메이크에 출연을 결심하고 실스마리아에 위치한 빌렘의 별장에서 지내며 대사연습을 한다. 비서 발렌틴은 마리아의 스케줄 관리 외에도 대사연습까지 도와주고 특히 마리아의 불평까지 들어준다. 둘의 관계는 매우 편안해 보이고 아무 갈등이 없어 보이지만 마리아의 불평을 들어야 하는 발렌틴의 불만은 쌓여간다. 


마리아와 발렌틴의 관계는 작품 속 헬레나와 시그리드의 관계와 닮아있다. 마리아와 발렌틴 둘의 관계를 애정의 관계로 정의내릴 순 없지만 둘은 그만큼 견고한 관계다. 하지만 둘만의 공간에서 지내자 갈등이 생기고 발렌틴은 결국 마리아를 떠난다. 발렌틴은 마리아의 개인사까지 속속들이 다 아는 비서였다. 다시 말해 발렌틴은 그 자체가 마리아의 과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마리아가 마치 시그리드처럼 떠났다. 그렇다면 마리아는 헬레나처럼 망가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마리아는 담대하게 자신의 스케줄을 소화한다. 


여기에 당돌한 여배우 조앤 또한 마리아에게 각별한 의미다. 마리아에게는 배역 그 이상의 의미였던 시그리드 역할을 앞 뒤 안 재고 막 나가는 여배우가 맡는다는 것이 못 마땅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만난 조앤은 스캔들메이커긴 하지만 프로의식이 있는 여배우였다. 조앤의 캐릭터 이해와 그녀의 이미지, 젊음은 마리아의 자리를 이어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조앤의 생기발랄한 젊음은 시그리드를 상징하기에 충분했다. 마리아가 본 것은 조앤의 프로의식과 함께 시그리드의 젊음일 것이다. 




우리가 반드시 추억을 내려놔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젊음이 떠나간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 오면 누구라도 떠나가는 젊음을 붙잡고 싶을 것이다. 젊음은 추억 속에서 살아있다. 그래서 젊음을 붙잡고 싶다면 추억 속의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청춘의 기억이 아름답고 찬란하더라도 흐르는 세월을 담대하게 맞이할 필요는 있는 법이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마리아의 표정은 청춘을 내려놓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내가 이 영화를 보러 간 광화문 씨네큐브에는 유독 중장년층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실버영화관처럼 완전 노년들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줄리엣 비노쉬의 또래 정도는 돼 보이는 관객들이었다. 어떤 계기로 이 영화를 보러 왔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분들이 영화를 보는게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분들이 자신들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면 말이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유독 과거에 대한 추억이 많은 편이다. 아마도 현실이 고되고 세대간의 갈등이 격화된 탓도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은 또래들은 '토토가'와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과거를 회상했고 더 오래전 세대들은 '국제시장'을 보며 그 시절을 추억했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추억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추억 속에 갇혀 그것을 현재에 반영하려 한다면 그건 잘못된 일이다. 우리는 이미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젊은 세대들을 마주하고 있다. 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도 어른으로서의 담대한 자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뤄질 때 진짜 어른으로 한 단계 성장하게 된다. 


한국사회에서는 유독 그것이 어렵다. 어른이 가진 삶의 경험이 젊은이들에게 가르침이 된다고 하지만 그건 이미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다. '장유유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해석이 세대간의 갈등을 만들었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우리 사회에 비춰본다면 세대간의 갈등을 극복할 어른들의 자세가 담겨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과거'(발렌틴)를 떠나보내고 '미래'(조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다. 세월은 실스마리아의 구름, 말로야 스네이크처럼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그리고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우리는 스위스의 청하한 풍광 속에 앉아 흐르는 세월을 바라보며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여담1) 작성자가 클로이 모레츠 팬인지 몰라도 이 영화는 '힛걸' 이후 가장 매력적인 클로이 모레츠다.


여담2) 대체 줄리엣 비노쉬는 언제까지 아름다울 셈인가.


여담3) 크리스틴 스튜어트 연기가 많이 늘었다.


여담4) 올리비에 아사야스는 SF를 만들면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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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2015.02.03 12:27 address edit/delete reply

    영화보고 평을 찾아 들어왔어요.

    잘쓰셨네요.

    특히 제일중요한 장면들의 사진들이 있어서

    핵심을 잘 설명하신것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때가 내가 중3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동네 비디오가게 구석에서 '화엄경'을 빌려보고서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장선우 감독의 영화에 꽂혔다. 그러다가 그가 '꽃잎'이라는 영화를 만든다는 걸 '스크린'을 통해 접했다. 똘기 충만했던 행려승 장선우의 신작이라 기대하기 시작했지만 정작 나를 더 설레게 한 건 여주인공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나와 동갑이었다(엄밀히 말하자면 이정현은 '빠른 80'이다). 잡지책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때 느낌은 어디 도서관에서 겁나 예쁜 여학생을 봤을때 기분과 같았을 것이다. 마치 첫사랑처럼 이정현이라는 배우는 뇌리에 콕 박혔다. 


'꽃잎'은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다. 중3인 나는 그 영화를 보기 위해 부산극장 티켓팅을 시도했지만 노안인 내 얼굴로도 매표소는 뚫을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부들부들 떨다가 기어이 나는 '꽃잎'을 비디오로 사버렸다. 대여가 흥하던 시대에 영화 비디오테이프를 구매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당시 가격으로 2만70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꽃잎' 테이프는 나중에 중고로 구매한 '중경삼림'과 함께 수백번을 돌려본 영화가 되었다. 


순전히 이정현이 좋았고 그녀의 신들린 연기에 반해서 팬이 되었던 나는 훗날 그녀가 가수로 데뷔한다는 소식에 살짝 실망했었다. 물론 간간히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를 펼쳤지만 2012년 '범죄소년'에 출연하기 전까지 그녀의 연기는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그녀는 배우보다 가수가 되길 원하는 듯 했다. 




최근 '무한도전'에 출연한 그녀를 다시 봤다. 처음 봤던 빼빼 마른 여린 소녀보다 더 뽀얗고 육감적인 성숙한 여인이 그 자리에 있었다. 솔직히 냉정하게 말해서 데뷔때보다 더 예뻐진 것 같긴 하다. 짧은 순간 '무한도전'에 출연해서 그녀가 보여준 모습은 꽤 흥미로웠다. 여전히 가수로서의 욕심이 충만한 모습이었지만 그 욕심은 더 발전된 형태로 분출되고 있었다. 자기 무대에 욕심이 많은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한결 전략적이고, 스스로를 제어하는 느낌이다. 확실히 이정현이 성숙했음이 보이는 대목이다. 


돌이켜보면 배우 이정현은 그리 기술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는 아니다. '꽃잎' 당시 정말로 신내렸다는 소리도 들을 정도로 잠재된 끼가 엄청난 배우였다. 장선우 감독의 격양된 시선으로 담아낸 광주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넘치는 끼를 담아낼 수 없었을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당시 어떤 연출자도 이정현의 끼를 담아내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가수를 선택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에너지를 뿜어내기엔 그만한 일이 없으니 말이다. 


'범죄소년'과 '명량' 등 최근에 보여준 그녀의 모습이 감히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제 자신을 제어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마치 강백호가 레이업슛을 터득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이미 이정현이 무서운 연기자라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여기에 더 두려운 사실을 더하자면 이정현은 앞으로 더 대단한 연기를 보여줄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그녀의 넘치는 에너지를 담아내기 위해 영화감독은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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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나그네 2014.12.27 18:10 address edit/delete reply

    글쓴이님의 생각과 어쩌면 저와 생각이 같을까요 끼가 넘치고 잠재력있는 배우이자 가수로서의 이정현씨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2. BlogIcon tods 2014.12.30 10:13 address edit/delete reply

    무심코 봤을 때 이정현씨의 얼굴에선 강수연, 전도연이 보이지만 확실한 건 이정현의 연기에선 이정현만이 보이네요. 왕성한 활동 많이 보고싶어요. 가수건 배우건






우선, 이 블로그 주인의 나이는 35세. 1980년생이다. 단 한 번도 내가 늙었다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새삼 '90년대 가요'가 자꾸 생각나는 걸 보니 늙었나 싶다. 마왕 신해철의 죽음에서도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고 악플에 시름하던 서태지를 보면서도 그랬다. 딱히 90년대가 나에겐 청춘도 아니었다. 그저 1991년 처음 롯데자이언츠를 응원했고 97년에는 또래의 친구들이 가수가 되는 걸 목격했다. 


'무한도전'에서 방송한 '토토가' 특집은 사실 매우 어설퍼보였다. 뭐 정준하와 박명수 기획이라는게 언듯 듣기에는 대단한 기획도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옛날 연예인들을 보고 나니 이렇게도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게 느껴졌다. 


나는 옛날 댄스가요 예찬론자다. 90년대에도 엑소에 버금가는 아이돌이 있었고 아이유만큼 사랑스러운 여자보컬도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옛날 댄스가요가 좋다. 그때는 뭐 지금처럼 정교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곡도 아니었고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아이돌에 데뷔하지도 않았다(이효리는 캐스팅 3개월만에 핑클로 데뷔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연예계는 확실히 지금보다 어설펐다. 그 어설픔 탓이었을까? 연예인이 뭔가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아무리 H.O.T와 S.E.S를 신비주의로 포장해도 확실히 지금보다는 친근한 연예인이었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그 당시 댄스가요를 주도했던 Re.f나 철이와 미애 등 나이트클럽 DJ 출신들이 가요계에 다수 있었다. 그 나이트클럽 DJ들이 하는 일이 뭔가? 손님들 신나게 하는게 일 아니던가? 그 시절 댄스가요를 주도했던 나이트클럽 DJ들은 신나는 비트와 내지르는 보컬로 듣는 사람을 마음껏 신나게 만들었다. 어쩌면 마냥 빠져드는 후크송보다 더 강력한 중독성은 바로 '신남'이다. 마음껏 신나게 따라부르고 춤추고 놀 수 있는 음악이 옛날 댄스가요다. 


그리고 가사도 가만 들어보면 유치하지만 내용은 있는 가사다. 가사가 내용이 있어야 흥얼거릴 맛이 나는 법. 비록 2001년에 군에 입대하긴 했지만 옛날 댄스가요 틀어놓고 바닥 미씽하면 그만한 노동요가 따로없다. 세대가 좀 다르지만 그때 기억나는 노래는 싸이 1집 '새'다. 


뭐 이 글이 대단한 결론을 낼 글은 아니다. 그냥 옛날 생각나서 끄적이는 넋두리다. 이렇게 90년대가 가고 2010년이 지나면 2020년도 오고 할 것이다. 언젠가 으르렁대는 엑소도 옛날 댄스가요가 될 지 모를 일이다. 그때 아이들은 또 어떤 노래를 듣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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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달력 찍고, 소시지빵 만들던 <무한도전>은 꽤 평화로워 보였다. 마치 최근의 <무한도전>은 난세에서 혼자 풍류를 즐기는 고수의 모습과 같았다. 그러나 난세의 영웅은 풍류를 즐기다가도 한 번 내지른 칼로 천하를 제압할 수가 있다. 달력찍고 놀고 있던 <무한도전>이 오랜만에 검을 꺼내들었다. 그 검은 '패닉룸', '7' 이후 다시 돌아온 소름돋는 게임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이번주 <무한도전>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몰디브로 여행 간 3인(재석, 하하, 홍철)과 북극으로 여행 간 3인(준하, 명수, 형돈)은 2층 구조로 이뤄진 방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다. 처음에는 몰디브에서 켠 에어컨으로 인해 북극의 실외기가 돌아가면서 얼음이 녹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얼음이 녹은 물은 몰디브로 새어 들어온다.

그러나 이 순환구조가 정작 문제를 발휘하는 것은 '국내여행'을 즐기는 길이다. 길이 가진 사소한 생활습관 가운데 에너지 과소비가 북극의 얼음을 더 빠르게 녹이고, 몰디브는 빠르게 물에 잠긴다. 즉, 우리 국민들의 에너지 소비습관이 몰디브와 북극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 게임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아주 바람직하고 공익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공익성 강한 메시지 가운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2층과 1층의 갈등이다.

마치 남북관계를 연상시키는 듯한 소통의 부재와 무조건적인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북극과 몰디브의 갈등은 시청자들에게 꽤 그럴싸한 답답함을 안겨준다. 사실 서로의 상황을 모르는 두 진영에서는 어떻게 이 갈등이 시작됐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자의적인 해석만을 할 뿐이다.

재밌는 것은 이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이다. 서로 니가 잘했네 잘못했네 싸우던 두 진영은 갑자기 시작된 한 편의 영화를 보자 진정이 된다. '나비효과'라는 이름의 이 영화는 이들에게 닥쳐온 '공동의 위협'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한 집에서 엄마랑 아빠랑 싸우다가 강도가 침입하자 힘을 합해 싸우는 꼴이다. 뭐 프로그램 상에서 뚜렷하게 싸우지는 않지만 적어도 둘 사이의 갈등을 잠재울 화두는 된다.


현재 남북문제는 그 어느때보다 긴장이 고조된 상태고, 우리 국민들의 반북(反北) 감정도 여느때보다 높다. 이럴때 <무한도전>은 위험을 무릅쓰고 '평화'를 논한다. <무한도전>이 언급한 평화의 방법은 '공동의 문제'를 논하자는 것이다. 남측과 북측에 공통된 위협,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이 갈등과 긴장을 완화하는 길이라는 것이 <무한도전>의 주장이다.

물론 이것은 시기상조적인 이야기다. 연평도 포격의 상처는 아직 채 아물지도 않았고, 북측의 도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물론 북측의 도발에는 항전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을 유발하지 않는 노력"이며 나아가 "대화를 시작하려는 자세"다.

어쩌면 이날 <무한도전>이 논한 '지구 온난화' 역시 남과 북에 공통된 화두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 예로 백두산 화산이 곧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 경우 동아시아 전체가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라도 북한, 중국, 일본 등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나라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금은 시기상조인 것 같았던 <무한도전>의 평화론은, 어쩌면 가장 적절한 시기의 언급이다. 더 늦지 않게, 이 긴장의 정국을 타파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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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 G20정상회담이 있다. 국가적으로 큰 행사고, 한국의 위상을 알릴 의미있는 행사긴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짜증이 만발하다. 서울 교통의 요지인 삼성동 인근에 차량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달라는 등, 잘 살던 시민들의 일상을 뒤흔들 불편함이 작렬하는... 한마디로 "나 먹고 사는 거랑 별로 상관없는" 국가행사다. 그렇다고 월드컵처럼 그리 즐겁지도 않고, 정치적인 문제야 뭐 피부에 그리 와닿지도 않는... 그런 행사다. 트위터나 인터넷을 둘러봐도 사람들은 "G20 때문에 불편해요"라며 짜증내고 있다. 한 예로 G20 정상회담 포스터에 낙서를 한 어느 시민이 구속된 사건을 통해서도, 이 나라가 얼마나 설레발을 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나라는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부끄러운 것일까?

아무튼 뭐...더 이야기했다가는 나도 구속될 것 같아서 그만 할랜다. 그냥 뭐 나같은 서민들은 TV예능 프로그램 리뷰나 써야지. 솔직히 지난주에 조금 섭섭했던 <무한도전>, 그러나 이번주는 큰 기대를 하게 됐다. '여드름 브레이크',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꼬리잡기 특집', '의상한 형제' 이후 간만에 보는 '리얼 추격전'이 방영하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이번주 특집은 '미드나잇 서바이벌'. 3시간 동안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에게 총을 쏴서 제거하면 끝나는 특집이다. '의상한 형제' 이후 간만에 보는 심야 추격전부터 해서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재미난 추격전을 보던 중, 흥미로운 자막 하나가 눈에 띄었다. PD가 하는 말을 표현하는 자막인 '궁서체' 자막. "G20 정상회담 개최국 국격에 안 맞게 왜 이래?"라는 말이었다. "이거 민감하게 왜 갑자기 G20 정상회담 이야기를 꺼내나?" 싶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호오~ G20?"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무한도전>이 다시 한 번 정치풍자를 시도하는 것인가?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G20 정상회담, 국가 간 상호교류에 맞춰서 이해해보기로 했다. 뭔가 앞뒤가 맞아가기 시작했다.


세계화 시대에서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발전을 위해 서로 동맹을 맺고 교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국가들과 경제적, 문화적 교류를 맺으며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동맹국들 가운데 '무조건적 동맹'은 얼마나 있을까? 자국의 이익을 포기하며 막 퍼주는 그런 나라가 있을까? 아...대한민국은 잠시 예외로 두자. 가끔 보면 이 나라의 외교는 그리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각 나라의 정상들은 서로 밝은 미소로 마주보며 상호간의 이익을 위해 협상을 한다. 하지만 그 협상은 실질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교묘한 전략이다. 협상안을 마련하기 위해 각 국 각료들은 머리를 싸매고 모의해서 협상안을 내놓는다.


이번주 <무한도전>을 보자. 원래 <무한도전>에서 이런 거 하면 전략과 배신이 난무하긴 한다. 그런데 이번주는 유독 그것이 작렬했다. 아무래도 멤버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타겟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 각 나라 정상이 모인 협상테이블. 각자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자국의 이익이다. 그것을 위해 앞에서는 웃고 있지만 뒤로는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한, 바로 '서바이벌'이다.

뭐 당연한 일이다. 국가의 정상이 자국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걸 두고 뭐라 할 수는 없다. 단, 그런 자리에 우리가 너무 설레발 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G20 정상회담 개최국 국격에 안 맞게"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네, 도로를 며칠간 통제하네 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을 유발할 필요는 없다.


<무한도전>이 보여준 것은 G20 정상회담의 진실이다. 그냥 나라 정상들이 만나서 회의하는거다. 이것때문에 자국민들이 불편을 겪을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 내용에 주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무한도전> 서바이벌을 주목하듯, 각 나라간의 서바이벌도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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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Hwoarang 2010.11.07 01:15 address edit/delete reply

    이번 정권은 다른 것은 몰라도 외교만큼은 참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하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보여주기는 하는데 상대의 것은 하나도 못보는... 저도 어제 그 자막 때문에 빵 터졌습니다.^^

  2. ㅋㅋㅋㅋ 2010.11.07 13:36 address edit/delete reply

    네 ㅋㅋㅋ 저도 그 댓글 보고 엄청 웃었어요. 역시 태호피디 센스가 있죠 ㅋ

    • BlogIcon DAISHI ROMANCE 2010.11.15 02:47 신고 address edit/delete

      예능, 그 이상..

      무한도전의 힘으로 빵 터진거죠..ㅋㅋ





뭐....뭔가 짠하다...

아래는 김태호PD 트위터 주소
http://twitter.com/teoinmbc/

※ 보는 순간 왠지 짠해서, 여러 사람이 보게 하고 싶어서 올리긴 올렸는데, 살짝 저작권 신경 쓰였다. 문제되면 누가 알려주길 바란다. 바로 삭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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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코카아빠 2010.09.04 23:3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사진 보니까 또 울컥하네요 ㅠㅠ
    3경기 끝난후 사진인가보네요.

    • BlogIcon DAISHI ROMANCE 2010.09.05 03:23 신고 address edit/delete

      아마도 핀폴상황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태호PD도 하루종일 쳐다봤다는 사진이지요





<무한도전>을 기점으로 예능의 대세는 '리얼'이 되었다. 하지만 사실 예능의 원조는 바로 '쇼'다. 화려하고 찬란한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 유머로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예능, 바로 '버라이어티쇼'였다. 그것의 대세를 바꾸고 등장한 것이 바로 <무한도전>이다. 이후 <무한도전>은 지난 5년간 예능의 트렌드 변화를 위해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들을 보여줬다. 어느날 <무한도전>의 광고처럼 어느 예능이 비인기 종목을 응원하고, 알래스카의 김상덕씨를 찾아간단 말인가? 팬들의 말대로 <무한도전>은 "예능, 그 이상의 예능"인 것이다.

9월 4일 방송된 <무한도전-WM7>은 프로그램 스스로가 예능의 선두주자임을 인식하고 기존의 '버라이어티쇼'에 대한 종말을 알렸다. 어쩌면 이날 방송된 프로그램은 '버라이어티쇼에게 보내는 진혼곡'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프로레슬링은 '쇼'다. 두 선수가 합을 맞춰 동작을 만들고 그것을 화려하게 보여줘 관중들에게 '액션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이 프로레슬링의 임무다. 이 쇼를 만들기 위해 무한도전 멤버들은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따지고 보면 멤버들은 4분을 위해 1년을 준비한 것이다. 버라이어티쇼도 그랬다. 화려한 춤을 보여주기 위해 오랜 시간 연습을 하고 진행자의 말빨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MC는 오랜 경력을 갈고 닦았다.

그렇게 1년을 준비해서 방송된 9월 4일 방송분은 WWE를 즐겨보던 필자에게는 좀 의아한 구성이었다. 멤버들은 단순히 경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코믹한 스토리를 만들어서 WWE처럼 갈등을 유발하며 경기를 이끌어갔다. 그런데 이날 방송분은 무대 뒷이야기에 대해 꽤 많은 분량을 할해했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들, 선수들의 관계와는 전혀 다른 무대 뒷 편의 모습들을 꽤 자주 보여줬다.

물론 이 부분은 경기장에서 방송을 본 관중들도 모르는 뒷이야기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이 부분이 방송된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쇼의 이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기술들과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관중들을 기쁘게 하던 무한도전 멤버들이 무대 뒤에서 얼마나 서로 걱정하고 힘들어하면서 준비하는지, 그리고 막상 무대 위에서 기술이 실패한 선수에게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 현장의 관중들은 전혀 알 지 못하는 뒷이야기다. 이런 사정들을 모르기에 관중들은 링 위의 멤버들에게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지만 멤버들이 겪는 고통과 관중들의 환호는 묘한 대조를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슬픔마저 안겨준다.

특히 이날 방송분에서 3경기를 앞둔 '형돈이'의 모습은 안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지나친 긴장감과 전 경기의 후유증으로 심한 울렁거림과 구토증세를 보이는 그의 모습은 경기를 앞둔 멤버들과 시청자들의 걱정을 유발한다. 도저히 경기를 치르기 힘들 것 같은 심각한 상태지만 정형돈은 "걱정하지마", "괜찮아" 등의 말만하며 결국 링에 오른다.

이런 형돈이의 고통스런 모습은 축하공연을 하는 싸이의 모습과 교차편집되어 보여진다. 싸이의 노래 '연예인'의 가사가 자막으로 보여지며 형돈이의 고통스런 모습이 교차되는 장면은,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통을 참고 링(무대)로 오르는 연예인의 고통을 보여준다.



정형돈의 이러한 모습은 '연예인'이기에 갖는 특수한 아픔을 보여준다. 무대 위에서 시청자들의 박수와 환호,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그들에게 웃음과 즐거움, 감동을 주지만 무대 이면의 그들은 고통을 감내하며 살고 있다. 때로는 방송 상의 이미지 때문에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하고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연예인으로써 주어진 그들의 운명이기에 묵묵히 다시 무대에 오른다.

'버라이어티쇼'는 그랬다. 시청자들은 화려한 무대 위에서 스타들이 보여주는 만들어진 이미지만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이 연예인의 참 모습인양 알고 살아갔다. 예능의 판도를 바꾼 <무한도전>은 스타들의 만들어진 이미지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날 방송분처럼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만이 아닌 이면에서의 사정과 연예인이 갖는 고통을 보여주며 '버라이어티쇼'의 이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즉 "더 이상 가짜는 만들 수 없는" 상황을 드러내버린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시청자들은 '가짜'에 환호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시청자(네티즌)들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대본을 공개해버리고 가수들의 MR을 제거해버린다. 더 이상 연예인이 자신의 능력으로 대중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이제 연예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진짜'를 보여주는 것이다. 만들어진 능력, 가공된 이미지가 아닌 진짜 실력과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무한도전>이 말하는 '쇼버라이어티'의 종말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 가짜가 먹히지 않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가짜를 통해 인기를 유지하던 연예인들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날 정형돈이 보여준 모습은 '가짜'를 보여주기 위해 고통을 참아내던 한 연예인의 '진짜' 모습이었다. 이제 시청자(네티즌)들은 온라인을 통해 정형돈이 보여준 모습에 열광하고 찬사를 보낼 것이다. 그것은 한 연예인이 보여준 '진짜'였기 때문이다.

가짜가 사라지는, 가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금의 엔터테인먼트에서 <무한도전>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예능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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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얼마간 개인적으로 주말마다 스케줄이 생겨서 <무한도전>을 통 못 봤다. 그러다 무한도전을 챙겨본게 '7'특집이다. 롯데자이언츠가 두산베어스를 떡실신 시키는 명경기와 함께 번갈아가면서 보느라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묘하게 몰입되는게, 재미나게 봤다.

아마도 오늘(21일) <무한도전>을 본 사람이라면 꽤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의문의 파티에 초대된 멤버들이 게임을 벌이다가 하나 둘 씩 사라지고, 뭔가 더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대로 끝이 나버렸기 때문이다. 공포스러울 법한 설정을 벌려놓고, 멤버들의 익살때문에 그냥 평이하게만 봤던 <무한도전>이 마지막 장면에서 순식간에 공포스러워졌다. 모든 멤버들이 다 사라져버린 텅빈 파티장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자막은 왠지 묘한 '상실의 공포'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이번 특집은 김태호PD가 평소 즐기던 '상징적 사회비판'이 간만에 제대로 터진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무한도전>이 이번 '7'특집에서 어떻게 현 시대를 비판하려 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7'특집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파티장으로 가기 위한 단서를 모으는 전반부와 파티장에서 벌어지는 후반부다. 여기서 전반부는 매우 흥미롭고 즐겁다. 단서를 얻기 위해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신월동 쌀집주인, 송곡고등학교 씨름부, 롯데월드 자이로드롭 직원, 쌀알에 글자찾던 한강둔치 시민들, 잠실수영장 씽크로나이즈드 여인 등등... 기존에 시민들과 어울리던 예능과는 달리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간다.

원래 예능이 그렇지만 시청자들에게 빚지면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키워간다. 아마도 이 전반부는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끈데 대한 소감이 아닐까 싶다. "모두 시청자들의 공"이라며 그 부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씨름부 애들이 발바닥 힌트를 쉽게 보여주고, 두바이 식당 직원이 글을 그냥 알려줬다거나 싱크로나이즈드 선수가 열쇠를 그냥 줬다면 재미없게 끝났을 상황이 이들의 기지와 재치로 재미나게 흘러갔다. 전반부가 재밌어지는데 시민들의 역할은 매우 컸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무한도전 7인은 파티장에 성공적으로 도착했다. 인위적으로 지어진 세트로 이뤄진 파티장을 보면 뭐 생각나지 않는가? 바로 버라이어티쇼의 무대를 상징하고 있다. 진짜 리얼한 파티장치고 지나치게 흰색과 인위적으로 넓은 공간... 의문의 공간에 지어진 이 파티장은 무한도전 7인의 무대다. 여기서 <무한도전> 사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가 흰색 칠을 하고 등장한다. 보통 생각해보면 이런 역할은 신동훈이나 정석권 실장이 하던 역할이 아니던가? 아직도 그 사내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사내는 멤버들에게 이상한 말을 하고서는 게임을 제안한다. 먼저 이 사내가 하는 말을 주목해보자. 회초리 한 개, 두 개, 여러 개를 제시하며 "부러뜨려봐라"고 말한다. 물론 정준하가 여러개도 몽창 부러뜨려버리는 바람에 좀 당황하긴 했지만 이 사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거다. 이 익숙한 말은 흡사 파업구호로도 쓰일법한 말이다. 그러면서 사내는 멤버들에게 게임을 제안한다. "다른 멤버들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을 정하라. 그리고 그 멤버가 그 행동을 하면 탈락이다". 사실 그냥 바로 이 게임을 시작했다면 이건 저 옛날 KBS에서 하던 <위험한 초대>를 떠올릴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 파업구호같은 그 말을 했기에 이 게임은 의미심장하다.

함께 뭉쳐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자던 <무한도전>의 일곱 멤버들은 서로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나 행동"이라는 제약을 건다. 외부에서 건 것도 아닌 멤버들 서로가 말이다. 이것은 아마도 김태호PD의 자기반성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방통위나 많은 보수세력들의 견제와 비난을 받아온 것에 대해 본인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음을 말하는 것 같다. 물론 그의 책임이 아님은 시청자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어쨌거나 일곱 멤버들은 평소에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나 행동때문에 하나 둘 씩 사라진다. 마치 이들이 평소 방송에서 '쩌리짱', '찮은이형' 등의 말을 하다가 방통위의 제재를 받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PD수첩>이 결방되고 방송들이 자기 할 말을 못하면서(멤버들이 자기 말이나 행동을 못하듯) MBC 방송들이 처한 총체적 위기를 멤버들의 실종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느껴지는 공포는 꽤 충격적이다. 예능이라는 즐거운 무대에서 멤버들은 없고 텅 빈 무대만 있다. 이것은 마치 "<무한도전>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보라"며 만들어놓은 충격적인 현장인 것 같다. 사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뭐 다른게 있겠지"라는 상상을 했었다. 나름 충격적인 반전이라도 상상하며 말이다. 그러나 반전같은 건 없었다. 모두 사라져버린 '상실의 공포'를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며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웃고 즐기는 예능 그 이상의 의미를 안겨준다. 혹자들은 "예능의 혁명"이라며 <무한도전>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현 시대에 대해 비판하는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곳곳에 집어넣으며 또 다른 의미에서의 '공익성'을 추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이 블랙코미디적 요소는 현 정부에게는 꽤 거슬렸을 것이다. 그리하여 방통위나 보수층에서 가해온 견제에 대해 <무한도전>은 특유의 재치로 그들을 조롱했었다.

이번 특집은 보수층의 견제에 대한 나름 정면공격이다. "그래 우리가 다 사라져줄게"라며 한 번 다 사라져 본 것이다. 그 결과 시청자가 느낀 건 섬칫한 공포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프로그램은 <PD수첩>의 결방과 맞물리면서 이 '상실의 공포'가 <무한도전> 자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물론 예능은 즐겁게 보면 되는거다. 큰 웃음 주면 그냥 빵빵 웃으며 한 주간의 피로를 말끔히 잊으면 되는거다. 그러나 이번주 <무한도전>이 준 재미는 뭔가 범상치 않다. 블랙유머 충만한 그간의 조롱이 아니라, 정면승부로 전달하는 늦여름의 섬칫한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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