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life in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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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거닐며 바라보는 나무 하나하나가 영화고 음악이고, 나의 컨텐츠다.
by DAISHI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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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9.26
    '조커' 간단 리뷰
  2. 2017.11.13
    '저스티스 리그' 초초간단 리뷰 (4)
  3. 2012.07.16
    '다크 나이트 라이즈' - New Begins (4)

 

1.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칭송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에서 그것은 '차별' 당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고 지체 장애가 있는 사람들, 성소수자들도 일상에서 '개성'이라며 인정받는 것보다는 차별당하고 무시 당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가정이나 학교 혹은 직장에서 차별 당하고 무시 당한 존재들은 그것에 좌절에 무너지거나 그것을 극복한다. 다만 아주 소수의 경우로, 차별 당한 존재들은 괴물이 되기도 한다. 영화나 소설 중 많은 이야기들은 이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대체 "괴물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을 한다. 토드 필립스의 영화 '조커'는 히어로무비 역사상 최고의 빌런으로 손꼽히는 조커를 우리의 일상 곁으로 끌어내린다. 가히 무자비한 짓이라고 볼 수 있다. 

2.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의 직업은 '출장 광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신병원에서 지내다 나왔고 어머니 페니 플렉(프랜시스 콘로이)의 집에 얹혀서 지낸다(우편함에 적힌 집주인 명의가 페니 플렉이다). 광대(혹은 코미디언)라는 직업은 앞서 말한대로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 슬프거나 아픈 일이 있어도 늘 웃어야 한다. 심지어 광대는 울고 있어도 웃는 표정이고, 반대로 웃고 있어도 우는 표정이다. 다시 말해 광대는 늘 차별에 노출돼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예능 토크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코미디언들이 길을 걷다 초등학생들에게 반말로 이름 불리는 경우를 여럿 들을 수 있다(과장되기도 했겠지만 영 일어나지 않는 일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TV에 나와서 웃음을 주는 직업들에게 이는 숙명과도 같은 일'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넓은 범주에서 '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조금만 과격한 시대에 살았다면 무명 코미디언도 길을 가다 나쁜 아이들에게 이유없이 얻어 터질 수 있다. 

3. 아서는 광대라는 위치에 걸맞게 뭐든지 반대다. 남들과 웃음코드도 다르고 출구로 들어가려고 한다. 일부러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괴롭거나 슬플때마다 웃는다(병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분명 다수와 다른 사람이며 그 때문에 무시당하고 얻어터진다. 그동안 조커의 매력은 이런 아이러니에서 있었다. 끔찍한 짓을 하면서 웃고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지만 정작 본인은 춤을 춘다. 영화는 이런 아이러니의 기원을 '광대'라는 분장에서 찾고 있다. '배트맨'이나 '다크 나이트'를 보면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던 대목을 영화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영화 '조커'는 지극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다. 유약했던 아서 플렉이 어떻게 영화 사상 최악의 빌런으로 거듭나는지 보여주는게 이 영화의 목적이다. 그가 광대라는 점과 주목받고 싶어한다는 점, 그리고 웨인 가문에 대한 분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마지막은 배트맨 영화들에서 언급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그것들을 찾아가는데 현미경을 가져다 댄 것처럼 아주 성실하다.

4.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충실하게 짜여진 캐릭터와 함께 그것을 표현해내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다. 이 영화는 배우가 영화 그 자체인 작품이다. 호아킨 피닉스는 목소리와 표정뿐 아니라 몸짓과 골격 하나까지 완벽하게 아서 플렉,(a.k.a. 조커)이 된다. 눈은 울면서 입만 웃거나 눈은 화내면서 입은 미소짓는 표정들은 가히 압권이다. 여기에 굽은 어깨뼈나 기이하게 패인 갈비뼈는 캐릭터의 기괴함을 더 잘 표현해준다. 정말 "이 배우는 뼈도 연기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아서 플렉을 지나 조커에 이르렀을때 변화도 놀랍다. 영화 내내 "이토록 유약한 남자가 어떻게 조커가 될까" 궁금했다. 그런데 아서 플렉이 조커에 이르는 과정은 일종의 '해방'이다. 어깨뼈를 짓누를 정도의 차별적 시선과 갈비뼈를 패일 정도로 만드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정말로 남들과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가지고 있었던 다름이 아니라 '윤리 ·도덕적으로도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는 이 모든 것,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는 해방을 모두 연기해낸다. 가히 놀라운 연기다. 

5. 상업영화적으로 생각하자면 조커를 더 조커답게 할 대항마(빌런)는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록키(실베스터 스탤론)에게는 이반 드라코(돌프 룬드그렌)가 있고(혹자들은 '아폴로' 얘기를 하는데 나는 이반 드라코다) 슈퍼맨에게는 렉스 루터가 있다. 서도철 형사에게는 조태오가 있고 마석도 형사에게는 장첸이 있다. 강백호에게는 서태웅이 있고 하니에게는 나애리가 있다. 주인공이 있다면 그를 돋보이게 할 빌런은 있는 것이 좋다.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이끄는 방법이다. 그런데 '조커'에서는 그런 대항마가 없다. 토마스 웨인(브레트 컬렌)조차 조연에 불과하고 브루스 웨인은 아직 꼬마다.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니로)의 역할도 크지 않다. 이 영화에는 오직 조커만 있다. '빌런이 있다'는 발상은 앞서 말한대로 상업영화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상업영화적인 것'을 포기했을까? 그저 어려운 길을 갔다고 보는게 맞다. 빌런을 포기하고 조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해한다. 그와 동시에 "너희 중에도 조커가 있다"며 조커를 지상으로 끌어내린다. 이보다 무시무시한 저주가 있을까?

6. '조커'는 정치적 해석의 여지가 많다. 영화는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의 고담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대는 빈부격차가 심하고 가진 자들의 오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있다. 혼돈과 불안의 도시 고담은 '배트맨'에도 등장한 대목이다. 그 시대에 대해 영화는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본다. 혼돈과 불안의 시대에서 무정부주의적 행동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 그것은 마치 폭탄처럼 잠자코 있다가 뇌관을 건드리기만 하면 겉잡을 수 없이 터질 것이다. 분명 이것을 두고 '(부자) 트럼프 시대에 대한 경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만 다소 구차해보여서 거기까지 가진 않겠다. 빈부격차와 프롤레타리아의 분노는 정말로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시절부터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조커가 등장하는 과정이 '모던 타임즈'를 참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7. 결론: 영화 '조커'가 나온다고 했을 때 나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봐서 반갑긴 했지만 조커의 매력이 반감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조커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크나이트'에서처럼 '이유없이 미친놈'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조커'를 계기로 '이유있는 미친놈'이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유가 있어도 미친놈은 미친놈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했고 조커의 매력을 더 배가시킨 것은 배우 호아킨 피닉스의 힘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히스 레저의 조커마저 지워버리게 만들었다. 이제는 히스 레저의 조커를 떠나보내도 될 것 같다. 


추신1) 만약 사람들이 "영화 '조커'를 아이맥스로 보는게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가능하면 큰 화면가 짱짱한 사운드에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영화 '조커'는 스케일이 큰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한 개인에게 집중하는 영화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불안, 분노, 좌절, 광기 등 오만 감정에 온전히 몰입하는데 큰 화면과 짱짱한 사운드는 큰 도움이 된다. '조커' 덕분에 아이맥스의 새로운 활용 가치를 알게 됐다. 그리고 한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스펙타클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추신2) 끝내주는 노래가 많이 나온다. 예고편 영상에도 들어간 지미 듀란티의 'Smile'도 그렇고 엔딩크레딧 때 흘러나온 'Send in the Clowns'도 좋다. 그런데 후자에 나온 곡은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음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대결은 지금부터다. '조커'를 보면서 김연아를 떠올릴까, 아니면 김연아를 보면서 '조커'를 떠올릴까. 그게 궁금해서 이 글을 쓰기 전에 김연아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영상을 찾아봤다. ...그래도 아직은 김연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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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저스티스 리그'를 보기에 앞서 '원더우먼'을 못봤다. 그래서 저 여자에게는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모른다. 그런 입장에서 이걸 봐도 되나 궁금했지만 다행히 '배트맨 v 슈퍼맨'과 이어진다니 그냥 봤다. 

2.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벼워진 분위기는 마음에 든다. 간단하게 말해 '마블'스럽다. 농담 따먹기도 막 하고 지들끼리 웃기려고 노력도 한다. 물론 그게 다소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러울 수 있다. '배트맨 v 슈퍼맨'의 그 미칠듯한 심연은 확실히 부담스러웠다. '말도 안되는 부자'와 '말도 안되게 막강한 미국남자'의 이야기에 감정몰입 하는게 편치 않았다. '왓치맨'처럼 무거운 조롱을 선사할 거 아니라면 팝콘 우적거리면서 보기 좋은 영화를 내놓는게 편했다. '토르:라그나로크'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이 마블스러운 분위기는 나에겐 반가웠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이렇게 조급하게 만들거 무게 잡다가 산으로 가기 쉽상이었다. '배트맨 v 슈퍼맨'처럼 말이다.

3. 그런데 확실히 영화가 조급하다. 일단 5명의 인물을 보여줘야 하고 이래저래 바쁜데 러닝타임은 2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관객들은 마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보는 것처럼 숨막히는 전개를 쫓다가 지칠 수 있다. 게다가 이게 '아내의 유혹'같은 막장드라마도 아니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만화책에서) 자랑하는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장면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나열'되는 수준에 그친다. 사람에 따라 지루해진다는 얘기다. 

4. 액션 때문에 이 영화를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무식하게 퍼붓는 것보다는 뭔가 이야기를 하려는 영화를 좋아한다. 앞서 말했지만 할 이야기는 많고 퍼부을 액션도 많다. 이야기와 액션 사이에서 어떻게 조율을 했는지, 이게 최선이었는지는 관객의 판단에 맡기겠다. 

5. 중간에 연출자가 바뀐걸로 알고 있다. 이상하게 그게 너무 티가 난다. 그 대목에서 다소 피식거렸던 것 같다. 

6. 내용적인 부분의 언급을 자제하고 리뷰 쓰는 중인데 하나만 쓰자면, 다른거 다 양보해도 악당이 '배트맨 v 슈퍼맨'보다 약한건 확실히 별로다. 이것은 마치 '엑스맨:아포칼립스'를 봤을때 느낀 서운함 정도 될 것 같다. 

7. 결론: 이렇게 조급할 거 였으면 이것도 둘로 쪼개지 그랬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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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성천 2017.12.12 07:11 address edit/delete reply

    우연히 들어왔습니다만 저스티스리그는 마블 영화가 아니에요 ㅠㅠ

  2. 캡틴아메리카 2018.01.18 22:38 address edit/delete reply

    저스티스리그는 DC입니다
    마블은 저와 아이언맨이 나오는게 마블이죠




※ 스포일러 없을 듯

 

'배트맨 앤 로빈' 사운드트랙에 보면 스매싱펌킨즈가 부른 'The End is The Beginning is The End'라는 곡이 있다. 해석을 뭐라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끝의 시작은 끝이다'라는 식인 것 같다. 영화는 좀 그럭저럭이었지만 아무튼 이 노래는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중 '마지막'이라고 자부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바로 이 노래 제목이 가장 걸맞는 영화다. 그리고 이 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자 배트맨의 가장 위대한 퇴장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위대한 퇴장을 이뤄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었을까? 그것은 스스로가 걸어온 길을 복습하며 놓치고 간 부분을 차근차근 되짚어내는 '자기반성'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자기반성은 '모든 히어로물'이 놓치고 간 여러 부분을 되짚으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히어로' 배트맨의 끝이 아닌 모든 '히어로'의 끝이 될 것이다.

 

 


정말 냉정하게 영화적으로 말하자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이야기에 있어 좀 어설픈 구석이 눈에 띈다. 악당이 도시를 점령하기까지의 과정이 꽤 기계적이고 흔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악당이 음모를 꾸미고, 방심한 영웅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하지만 이 보편적인 구조는 앞서 말한대로 모든 '히어로'물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근래 본 적 없는 무지막지한 적, 베인(톰 하디)을 등장시킨다.


아마 이 영화가 개봉하면 꽤 많은 관객들이 베인과 조커(히스 레저)를 비교할 것이다. 두 악당은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조커 내면의 악은 꽤 인간적인 구석이 있으며 그 광끼만큼은 왠만한 사이코패스 보는 것처럼 소름돋고 정교하다. 반면 베인은 무지막지한 점에서는 조커를 압도한다. 나름 자신만의 드라마로 휴머니즘을 가질려고 시도도 해보지만 영화 내내 그가 보여준 무지막지함은 치를 떨 정도 차갑고 강력하다.


베인은 확실히 악당의 가장 끄트머리에 있다. 조커가 보여준 것처럼 '배트맨 내면의 거울'과 같은 개성은 없다. 그냥 나쁜 놈이다. 하지만 이 역시 보편적 히어로물의 특성을 갖추기 위한 장치가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이 단순한 장치들로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그 해답은 배트맨(크리스쳔 베일)을 보며 발견할 수 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의 출연분량이 심각하게 작은 영화다. 위기의 도시에서 꽤 오랜 시간 그는 별로 하는 일이 없다. 아마 어떤 관객들은 "트랜스포머2'에 로봇이 안 나와서 불만"인 것과 같은 그것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트랜스포머2'처럼 그 적은 분량을 미군이 대신하진 않는다. 형사 블레이크(조셉 고든 레빗), 고든 청장(게리 올드만), 도둑 셀레나 카일(앤 헤서웨이), 폭스(모건 프리먼) 등등 영화 속 많은 인물들이 도시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그간의 보편적 이야기 구조가 파괴된다. 영화가 끝날때까지도 배트맨이 전면에 나서서 한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배트맨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가장 큰 일을 했다. 바로 "영웅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저 옛날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처음 강조된 '영웅의 외로움'을 송두리채 뒤엎어버린 것이다. 외로운 자는 영웅이 될 수 없다. 영웅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 가운데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이 영웅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붓다의 생애처럼 배트맨은 스스로 고행을 하며 그와 만나는 많은 중생들에게 "너희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메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던 헐리우드 영화들 중 보기 드물게 배트맨은 예수가 아닌 '부처'를 다루고 있다.

 

 


아마 혹자들은 이 영화가 전작 '다크 나이트'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구조는 클라이막스에 이르기 직전까지 상당히 단순하고 보편적이다. 게다가 악당 베인은 파워만 지나치게 강력해서 조커와 같은 쫄깃한 매력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여느 히어로물과 다른 굉장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 역시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모르고 지낼 정도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는 배트맨의 비중이 상당히 적은 영화다. 그리고 그 부분을 많은 다른 캐릭터들이 나눠서 소화하고 있다. 저마다 다양한 캐릭터들은 영화가 흘러갈수록 도시를 구할 영웅으로 점점 성장해간다. 그 과정이 꽤 정교하고 쫄깃하다. 아마 이 영화의 진짜 재미는 시민 하나하나가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에 있다. 즉, 보편적인 영웅물의 구조를 빌려와서 전혀 새로운 영웅물을 탄생시켰다. 그것도 아주 정교하게 말이다.

 

 


필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액션을 참 좋아한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씬 묻어난 그의 액션연출은 CG 일관인 현재 헐리우드 액션과는 다른 묵직한 맛이 묻어난다. 물론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액션이 말도 안되게 거대한 규모다 보니 부득이하게 CG를 사용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이 영화는 디지털 요소를 배제한 채 정성스런 디테일을 연출해낸다. 그 디테일이 주는 감동은 사실적인 시각효과 탓이거나 그것을 만들기 위한 노력탓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가장 보편적인 히어로물의 구조를 빌려와서 가장 특별한 히어로물을 만들었다. 아마 이 영화 이후에 나오는 모든 히어로물은 이야기면에서 유치한 애들 장난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영웅이다"라고 단정지어 버렸으니 말이다. 이러한 결론은 배트맨이 고담 시민에게 이야기한 메시지처럼 관객들에게도 마음속에 뜨거운 정의감을 고취시킬 것이다. 저 옛날 하늘을 날으는 슈퍼맨이 각인시켜준 정의감보다 이것은 한결 진지하고 깊게 박힌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의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 이 시리즈의 첫번째가 '배트맨 비긴즈'가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쓰베이더의 탄생보다 몇 배는 더 감동적으로, 이 시리즈의 끝은 모든 '배트맨' 시리즈의 시작점으로 회귀한다.

 


여담1) 힘을 가진 무정부주의자는 그 어느 것보다 무시무시하다. 그리고 그들이 '시민'의 이름을 입에 올린다면 그 공포는 배가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시민'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시민을 위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가진 힘은 베인의 그것보다 더 강하고 무서울 것이다.


여담2)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는 배트맨이 별로 하는게 없는 영화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알프레도'(마이클 케인)도 별로 하는 게 없다.


여담3)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면 가장 명확해지는 진실 : 웨인컴퍼니는 스타크 인더스트리보다 돈이 없는 회사다.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토니 스타크가 뭔 지랄발광을 해도 부도 위기까지는 안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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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바흐 2012.07.16 23:0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보고 오셨군요... 저도 얼른 보고 싶네요. ㅠㅠ

  2. BlogIcon 티스토리 운영자 2012.07.20 11:2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BlogIcon serviam 2012.07.21 16:2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훌륭한 글입니다. 라이즈의 주인공은 배트맨이 아니었다는 것. 영웅은 혼자 있어 영웅이 아니라 함께 있어 영웅이라는 것. 그 때문에 이야기 구조는 선명해보이지 않았지만, 그러나 라이즈는 단연 최고의 영화군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4. BlogIcon 산다는건 2012.07.21 18:02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역시 놀란답다고 할까요. 아무리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깔끔한 마무리를 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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