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life in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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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거닐며 바라보는 나무 하나하나가 영화고 음악이고, 나의 컨텐츠다.
by DAISHI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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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해당되는 글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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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드코어 헨리'라는 영화는 '풀타임 1인칭 액션'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나에게는 정말 재미없는 영화였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1인칭 액션이라는 것은 관객을 좀 더 박진감 넘치게 몰입시키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참여가 빠진 1인칭 액션은 굉장한 멀미를 유발할 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참여형 1인칭 액션'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든어택', '오버워치'같은 것들이며 좀 더 오래전에는 '스페셜포스', '카운터스트라이크', '둠' 등을 말한다. '하드코어 헨리'도 그런 게임들 덕분에 태어난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2. 정병길 감독의 영화 '악녀'는 시작부터 강렬한 1인칭 액션을 보여준다. '하드코어 헨리'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계산과 연습으로 공을 들여 촬영한 티가 많이 난다. 빠른 리듬으로 몰아붙이는 '악녀'의 액션은 '표현범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확실히 그동안 액션을 이렇게 찍은 한국영화는 없었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나는 '1인칭 액션'에 대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3. '악녀'는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영화가 강조한대로,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액션도 대단히 개성이 있고 스타일리시(?)하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아무리 정교하고 공을 들여 액션을 만들어도 감출 수 없는, 영화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서 어긋나버린 문제다. 한국영화 중 몇 년 전 만들어진 '퀵'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스턴트를 하던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코믹액션 활극이다. 본 사람들은 모두 알다시피 엉성한 시나리오와 과장된 연기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악녀'는 '퀵'이 저지른 실수를 고스란히 쫓아가고 있다.

4. '악녀'를 본 많은 사람들은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를 떠올렸다. 과거를 가진 여성 킬러가 정체성을 찾고 자신을 억압하는 과거로부터 벗어난다는 이야기가 닮아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왜 여성 킬러의 이야기냐?"라는 점이다. 나는 여성이 주인공인 액션영화에 대해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25년도 더 지난 프랑스 액션영화의 정통성을 가져온 것이 2017년의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냐는 점이다. 여성이 주인공인 액션영화를 내놨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한국 관객들에게 어필해야 할 지를 두고 고민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한국 관객에게 어필하기에 부족한 '남의 나라 이야기'에 가깝다. 그저 작가는 어디서 많이 본 설정들을 그대로 가져와 영화에 집어넣었을 뿐이다.

5. 개인적으로 가장 거슬렸던 부분에 대해 언급하자면 역시 '대사'의 문제다. 한국영화에서 대사를 맛있게 쓰던 몇몇 작가들을 떠올려보자. 대표적으로 박훈정 감독('신세계',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등)과 이병헌 감독('스물', '써니' 등) 등이 있다. 이들이 쓴 영화의 특징은 대사가 통속적이지 않고 개성이 강하다는데 있다. 이런 대사들은 극에 대한 몰입을 강하게 하고 관객들에게 디테일한 재미를 주는 역할을 한다. 극영화에서 대사가 중요한 이유는 이런데 있다. '악녀'의 대사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통속적이고 지루하다. 이런 대사들은 자칫 캐릭터들을 복합적이지 않은 단편적인 인물들로 만들어 버린다. 대표적으로 현수(성준)의 캐릭터가 지루한 대사에 큰 피해를 본 인물이다. 권숙(김서형)이나 숙희(김옥빈)도 자칫 단편적인 캐릭터로 소비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악녀'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심각한 위험요소는 '대사'에 있을 것이다. 

6. '악녀'에도 건질 것이 있다면 역시 여배우들이다. 지루한 대사와 통속적인 설정을 뚫고 김옥빈과 김서형은 빛나는 연기를 선보인다. 흡사 여느 조폭영화에서 보여지는 '두목'과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물론 '여느 조폭영화'에서는 남자들이 주인공인 관계였다. '악녀'는 이것을 여자 캐릭터들로 꽤 박력있고 매력있게 대신하고 있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 권숙과 숙희의 관계는 확실하게 건질만한 부분이 될 것이다. 

7. 참 특이한 사실은, 정병길 감독의 전작 '내가 살인범이다'는 이야기에 대한 공을 충분히 들인 새로운 영화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였던 '우린 액션배우다' 역시 스토리텔링이 충분히 만족스런 다큐멘터리였다. 하지만 '악녀'의 스토리는 눈뜨고 봐주기 힘든 수준이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투자자가 횡포를 부린 경우로 볼 수 있다. '악녀'의 투자자 이름을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8. 결론: 액션영화라고 '공감'이라는 화두를 외면할 수는 없는 법이다. '공감'은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녀'는 공감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새로운 액션'과 '통속적인 설정'으로 밀어붙인 영화다. 당연히 나는 시큰둥하게 영화를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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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 윅' 전편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것은 나에게 그저 '휘발성이 강한 영화'였다. 보고 나서 얼마가 지나면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 영화가 '존 윅'이었다. 당연히 "좋았다"고 정의내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 '존 윅'의 속편이 나왔단다. 이제 나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역시 금방 잊혀질, 휘발성 강한 액션의 향연이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꽤 새로운 액션영화였다. 


2. '존 윅'이 새로운 점은 디자인에 있다. 흔히 '영상미'라고 불러야 할 것이지만 이것은 '영상미'라는 단어보다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마치 회화나 설치미술을 하듯 소품을 배치하고 조명을 설정한다. 보통의 액션영화였다면 영상은 "어떻게 하면 액션이 더 박력있고 멋있을까?"를 고민할테지만 '존 윅2:리로드'는 그것을 고민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세련된 화면을 보여줄까?"를 고민하고 있다. 


3. 그 결과 '존 윅2'는 가장 세련되고, 자신의 말대로 '스타일리쉬 액션영화'가 돼버렸다. 그런데 '스타일리쉬'를 강조했다고 타격감이 죽진 않는다. 총과 주먹, 자동차가 적재적소에 과감하게 투입되면서 '액션영화'가 줘야 할 재미를 준다. 특히 때리고 맞고 부딪히는 장면이 많은 이 영화는 4DX로 보면 그 효과가 잘 살아난다. 의자 뒤에서 척추와 등을 때리고 발목과 귀를 간지럽히는 타격효과는 고장난 안마의자처럼 여기저기 시원하게 두드려준다.


4. '존 윅2'가 전편과 다른 점은 '콘티넨털 호텔'이다. 전편에도 등장한 이 호텔은 속편에서 유난히 그 서비스를 세부적으로 보여준다. '콘티넨털 호텔 멤버쉽'의 혜택은 굉장히 좋다. 방탄수트에 다양한 총, 원하는 곳의 지도 등 필요한 혜택을 모두 제공한다. 이렇다 보니 전편에 이어서 구전(口傳)되는 '존 윅의 전설'이 오히려 힘을 잃는 분위기다. "저 정도 서비스를 받는데 몇 명 죽이는게 어렵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기어이 존 윅(키아누 리브스)의 멤버쉽을 없애버린다. 존 윅이 진짜 신화가 되려면 멤버쉽 없이 싸워서 이겨야 할테니 말이다. 


5. '존 윅2'를 관통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에 있다. 한국의 조직폭력계에서도 '은퇴'가 그리 쉽지 않은데 심지어 뉴욕의 월드클래스 조직폭력계라면 '은퇴'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결국 '존 윅2'와 이 다음에 등장할 세 번째 이야기는 '존 윅의 은퇴기(恩退記)'인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뉴욕 콘티넨털 호텔 라운지에서 존 윅이 산티노(리카르노 스카마르치오)를 쏴버릴때도 단순하게 '끓어오르는 분노'보다는 "내가 제대로 은퇴하기 위해서는 이 조직을 박살내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다음 이야기에서도 존 윅은 성공적인 은퇴와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고군분투할 것 같다. 


6.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난 부분은 킹(로렌스 피시번)의 등장이다. 키아누 리브스와 로렌스 피시번. 걸작 SF영화 '매트릭스'의 두 사람이 아니던가. 킹은 존 윅을 보자마자 "이게 누구야"라며 대단히 신기해 한다. 돌이켜보면 모피어스도 네오를 꽤 신기해 했던 것 같다. 게다가 킹이 존 윅에게 "신세갚아라"는 식으로 말할 때, 당연히 이 다음 이야기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형태로 정리가 될 테지만 어쩐지 존 윅이 먼 미래에 기계와의 싸움에서 인류를 구하면서 신세를 갚을 것 같은 기분이다. 확실히 킹 역할에 로렌스 피시번을 캐스팅한 것은 뭔가 노린 듯한 기분이다. 


7. '존 윅2'의 마지막은 비장하다. 절뚝거리면서 이름없는 개와 공원을 빠져나가는 존 윅의 모습은 흡사 '다크나이트' 마지막 장면의 배트맨처럼 보인다. 돌이켜보면 놀란의 배트맨도 세번째 이야기에서 고담시를 구한 '전설'이 됐다. 존 윅도 이 다음 이야기에서 최악의 전쟁을 치르며 '뉴욕의 전설'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8. 결론: 마치 "톰 포드가 액션영화를 만들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적감각이 뛰어난 액션영화다. 이 영화의 스틸컷은 프랑스 파리의 패션매거진에 실어도 손색이 없을 지경이다. 이것은 새로운 시대의 하드보일드 느와르 액션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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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확실히 어느 순간 '동남아 맨몸액션'이 각광받는 시대가 온 것 같다. 토니 쟈의 '옹박'이 그 포문을 열었고 이코 우웨이스의 '레이드'로 중흥기를 맞이한게 아닌가 싶다. 물론 여기에는 지쟈 야닌, 야얀 루히안, 줄리 에스텔 등의 공로자들이 있다. 이들 '동남아 맨몸액션'의 특징은 거구의 서양인들이 하지 못할 빠르 속도감과 타격감, 그리고 음침한 분위기에서의 무자비함이 있다. 홍콩 무협액션이 와이어를 기반으로 한 스펙터클함과 소림무술의 화려함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동남아 맨몸액션은 '리얼리티'로 승부를 보고 있다. 


2. '헤드샷'은 이런 '동남아 맨몸액션'의 우려와 문제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이드2'가 이룩한 성과만을 바라보고 거기에 너무 취해서 만든 괴작이다. 과한 것은 지나치게 과했고 숨은 장점은 부각하지 못해서 다서 불편함이 느껴질 법한 영화가 돼버렸다. 


3. 주인공 이스마엘(이코 우웨이스)는 정신을 잃고 바다를 떠내려오다 어느 해안마을에서 발견된다. 머리를 치료받았지만 기억을 잃은 이스마엘은 미모의 여의사 아일린(첼시 이슬란)의 보살핌을 받으며 기력을 회복한다. 한편 원래 이스마엘이 속해있던 범죄집단에서는 그가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기 위해 조직원을 급파한다. 


4. 언듯 '본 아이덴티티'도 떠오르고 '퍼니셔'도 떠오른다. 헌데 이 영화를 접하면서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골격만 잡아놓고 신명하는 액션 한 판 펼치면 되는 것이다. 헌데 문제는 바로 이 액션이 별로 신명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코 우웨이스가 등장하는 만큼 이 영화는 '레이드' 시리즈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레이드'에 비한다면 속도감이나 화려함은 현저히 떨어진다. 심지어 타격감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5. 이 영화의 액션에서 한껏 강조된 것은 '처절함'과 '잔인함'이다. 주인공인 이코 우웨이스가 전작에 비해 한결 신명나게 얻어터지는 만큼 그의 고군분투는 정말 처절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박살나는 등 과장될 정도로 잔인한 묘사는 제 아무리 고어를 좋아하는 팬이라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것은 단지 '잔인해서'가 아니라 '쓸데없이 잔인해서'다. 


6. 다시 강조하지만 이코 우웨이스는 이 영화에서 신나게 얻어터진다. 그 말인 즉슨 상대하는 액션배우들이 강한 포스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3단봉을 즐겨 쓰는 안경잡이나 총질하는 형제(?)들, 악당 두목인 리의 액션은 그럭저럭 볼만할 것이다. 물론 이들과 함께 할 때 영화는 더욱 더 '쓸데없이 잔인'해진다. 


7.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할 가능성은 모르겠다. 아마 개봉한다면 "'레이드:첫번째 습격', '레이드2' 제작진 작품"이라며 광고할 것이다. 그렇다면 '레이드'를 재밌게 본 관객들은 극장으로 향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이들이 대단히 실망하고 나오는 모습이 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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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리미널'은 오락영화다. 때리고 부수고 머리 굴리는 쾌감만 줘도 충분한 영화다. 그러니깐 이런 영화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이 어떤 심각하고 엿같은 상황에 처해지건 관객은 긴장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크리미널'은 그런 영화가 아니다. 


2. 영화 속 주인공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미는건 다소 가혹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도덕적 잣대를 들이미는게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영화를 더 말끔하게 즐기기 위함이라면 나는 충분히 들이밀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 제리코(케빈 코스트너)에게는 충분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어야 한다. 


3. 제리코는 원래 반평생 교도소를 들락날락 거리며 도저히 교화가 되지 않는 막장 범죄자다. 어느날 기억을 이식하는 수술의 실험체로 정해지게 된다. 세상을 구할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CIA 요원 빌 포프(라이언 레이놀즈)의 기억을 이식받은 제리코는 갑자기 들어온 남의 기억에 괴로워하며 기억 속 돈가방을 찾기 위해 나선다. 


4.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제리코가 요원들의 틈을 벗어나 탈출하는 과정에서 이미 몇 명이 죽고 다친다. 그리고 그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많은 경찰들이 죽거나 다친다. 사실 경찰과 CIA가 노리는 사람은 제리코가 아닌 해커 얀(마이클 피트)과 테러리스트 헤임달(호르디 몰라)이다. 제리코는 중요한 참고인이었을 뿐이다. 


5. 사실 액션영화에서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다. '브루스 브라더스'에서는 수백대의 경찰차가 초토화되는 진풍경을 연출했고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에서도 여러 이름모를 경찰들이 사망에 이르렀다(그 정도로 박살이 났는데 살아있으면 양반이다). 그러나 '브루스 브라더스'는 "저 정도로 박아서 죽지는 않았을거야"라는 생각이 들 사고였고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는 나름 악당의 사주를 받은 '부패경찰'이다. 어느 정도 죽는데 명분이 있다는 소리다. 


6. 하지만 '크리미널'에서는 정말 아무런 명분없이 무고한 시민이 죽는다. 당연히 경쾌하게 보일 수 없다. 심지어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악당두목인 헤임달보다 제리코가 죽인 무고한 시민이 더 많다. 이쯤되면 누가 나쁜 놈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7. 영화는 나름 제리코의 행동에 대해 여러 이유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 심지어 결말을 보면 더 와닿지 않는다. 이미 이것만 해도 이 영화는 '몰입'과 '흥미' 면에서 실패한 셈이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라인업은 지나치게 화려하다. 마치 '헐리우드 슈퍼스타들의 정모'를 보는 것처럼 대단하다. 마치 이 라인업은 '또 다른 저스티스 리그'를 보는 것 같다. 그린랜턴(라이언 레이놀즈), 슈퍼맨 아빠(케빈 코스트너), 고든 국장(게리 올드만), 투페이스 하비(토미 리 존스), 원더우먼(갤 가돗)이 나온다. 게다가 스콧 앳킨스는 '엑스맨 탄생:울버린'에서 웨폰11로 출연해 '데드풀의 대역'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에도 출연한다.


9. 그래서 엉성한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배우들 때문에 그럭저럭 볼만해진다. 정말 그럭저럭 볼만한거지 대단히 볼거리가 풍성한 건 아니다. 


10. 결론: 대놓고 즐기기에는 구린 구석이 많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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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좋은날 2016.06.08 23:55 address edit/delete reply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1. 사실 나는 인도의 오락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쓸데없이 긴 러닝타임'이 마음에 안 들고 '약물 과다복용'한 디테일도 보다 보면 지친다. 여기서 '쓸데없이 긴 러닝타임'이란 이야기의 필요에 의해 러닝타임이 긴 게 아니라 딴 짓 한다고 긴 러닝타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약물 과다복용', 다시 말해 '약 빤 디테일'로 무너지는 리얼리티를 보면 "내가 이 귀한 시간에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도 들 지경이다. 돌이켜보면 인도영화 '로봇'을 볼 때 이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2. '바후발리:더 비기닝'은 이런 '인도 오락영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과생들 보면 암 걸릴 정도로 과학과 물리학의 법칙은 무너졌고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중 상당수, 아니 거의 대부분은 바후발리(프라바스)의 멋부림에 할해하고 있다. 


3. 이 대목은 중요하다. '바후발리:더 비기닝'의 대부분은 주인공 멋부림에 할해하고 있다. 마치 영화가 "온 우주와 대지의 기운을 모아 바후발리를 멋있게 만들자"라는 사명을 띄고 만들어진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바후발리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멋있다. 영화의 목적은 어느 정도 이룬 셈이다. 


4. 그렇다면 우리는 이 '바후발리가 멋있는 영화'를 왜 봐야 하는가. 사실 이 영화에서 이야기가 주는 극적 재미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바후발리가 어디까지 멋있을 수 있는지 보는 재미가 이 영화의 진정한 맛이다. 실제로 '바후발리:더 비기닝'은 러닝타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바후발리가 더 멋있어진다. 마치 1렙으로 시작한 바후발리가 러닝타임 후반부에 33렙 정도 달성한 기분이다. 레벨에 걸맞는 아이템을 장착했으니 당연히 더 멋있어진다.


5. 이 영화에서 바후발리는 33렙으로 끝이 난다. 만렙은 아니라는 소리다. 아마 만렙은 속편에서 달성할 것 같다. 바후발리가 만렙을 찍는 것은 '데드풀'이 폐항공모함에서 여친을 구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보인다. 그 이유는 바후발리가 영화 내내 굉장히 세기 때문이다.


6. 바후발리는 정말 세다. 앞서 말한대로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를 정도로 강력하고 심지어 활도 잘 쏜다. 저 정도 힘이라면 '어벤져스' 팀의 두어명 정도는 너끈히 작살낼 것 같다(그러고 보니 폭포를 오르는 어느 장면은 '어벤져스' 1편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강력한 바후발리가 속편이라고 위기를 맞을 것 같진 않다. 숙적 발랄라데바(라나 다구바티)는 황소도 제대로 못 때려 눕히는데 우리의 바후발리는 맨손으로 산사태도 일으킨다. ...아무튼 세다.


7. 이렇게 시종일관 '바후발리가 멋있는 영화'는 앞서 말한대로 내 취향이 아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 영화는 매력적이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선 치사량 수준에 약물복용을 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영화 '로봇'은 먹고 죽을 정도로 약을 빨고 찍었다면 이 영화는 당장 안 죽을 정도만 약을 빨았다. 그리고 '바후발리 멋있게 만들기'의 설계가 꽤 정교하다. 다짜고짜 멋진 바후발리가 아니라 영화가 진행되면서 스테이지 클리어하듯 멋있어진다. 그 재미가 대단히 쏠쏠하다. 그러니깐 이 영화는 인도 오락영화의 전형적인 폐해를 매력으로 고스란히 살려낸 것이다. 


8. 이게 2부작인지 3부작인지 모르겠다. 아주 대놓고 다음편 예고를 하고 마무리 짓는다. 다음편은 2017년 4월 14일 국내 개봉하려는 모양이다. 이 영화의 마무리는 사실 큰 단점이 있다. 많이들 모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나름 반전이 있다. 그걸 굳이 말하진 않겠다. 영화 내내 몰아가던 분위기를 엎어버린 반전이며 그로 인해 다음편을 기대하게 할 반전이다. 그런데 문제는 반전에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바후발리가 멋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9. 이 영화의 속편이 기대되는 이유는 바후발리가 어떻게 왕국을 되찾는지 과정을 보는게 아니다. '어바왕'이라고 '어차피 바후발리는 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속편이 기대되는 이유는 "다음편에서는 바후발리가 얼마나 더 멋있을까?"라는 점이다. 정말 기대된다. 바후발리는 어디까지 멋있어질까?


10. 결론: 멋진 남자 바후발리의 멋있는 모험, 다음편에도 바후발리는 멋있을 것이다.



추신1) 시사회장이 다른 때보다 유독 산만했다. 심지어 3세 미만의 어린이도 보였다. 물론 어린이도 시끄러웠다. 불 켜지고 보니 인도사람들이 꽤 와있었다. 인도사람이 많아서 시끄러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야기꺼리가 많고 유쾌했던 만큼 사람들도 유쾌하게 업돼서 본 것 같다. 


추신2) 영화가 끝나고 박수치며 흥분한 사람은 대부분 한국사람이다. "바후발리!"를 외친 남자도 한국사람이었고 나가는 길에 재밌다며 흥분한 사람도 한국사람이다. 혹시 어디선가 이 글을 볼지도 모를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하는데... 이 영화 된다. 상영관 넉넉하게 배분하자.


추신3) 스케일을 봤을때는 아이맥스에 걸어도 될 것 같지만 아이맥스에 걸면 화면이 깨질 수 있다(썩 좋은 포맷은 아닌 듯 하다). 왕십리CGV 8관 정도의 널직한 스크린에 빠방한 사운드가 마련된 극장에서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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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톰 크루즈가 확실히 또래에 비해 동안이긴 한데 이제는 얼굴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일사(레베카 퍼거슨)과 함께 있으니 얼추 삼촌과 조카 느낌이다.


2. 확실히 시리즈 역사상 가장 막강하고 골치 아픈 강적과 맞부딪힌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센 놈과 싸우는게 스파이영화의 본질인가 싶을때가 있다.


3. 사실 이 시리즈물의 가장 큰 본질이 여기에 있다. 개봉 전 언론시사 리뷰에서 '1편의 진정한 계승자'라길래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 '미션 임파서블' 1편은 비록 톰 크루즈의 오지랖으로 이상해졌다 하더라도 고전 스파이 영화의 감각을 재해석한 수작이다. 특히 이 1편이 주는 매력은 주인공 이단 헌트(톰 크루즈) 말고 믿을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1편에서 이단 헌트는 믿을 사람 하나 없이 철저하게 고립돼 있다가 위기를 벗어난다. 즉 1편에서 이단 헌트는 외롭고 고립된 스파이였다. 그런데 그 다음편부터 이단 헌트가 팀을 이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팀플이 점점 심해지다가 4편에서는 궁극의 팀플을 제대로 보여준다. 


물론 초반에 이단 헌트는 외로워 보일 수 있으나 그때의 모습은 '스파이'라기 보다 '도망자'에 가까웠다. 그나마 그 모습도 오래 가지 않고 '친구들'과 다시 만난다. 그제서야 사건 해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된다.


4. "스파이가 좀 안 외로우면 어때?"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스파이 영화의 본질은 액션이 아니라 '음모와 배신'에 있는 것이다. 적어도 '미션임파서블' 1편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온 사방에 믿을 놈 하나 없고, 오늘은 어떤 새끼가 내 뒤통수를 칠 지 전전긍긍하면서 보는게 첩보영화의 매력이었다. 적어도 이제 이단 헌트에게서는 그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 


5. 다행스러운 일은 영국 첩보원 일사가 그나마 외롭고 고립되고 주변에 믿을 놈 하나 없는 스파이다운 역할을 한다. 일사를 주인공으로 스핀오프 하나 내놓으면 재밌을 것 같긴 하다. 


6. 어쨌든 스파이의 본질(혹은 '미션임파서블'의 본질)은 '센 놈'과 싸우는게 아닌 '내부의 적'과 싸우는데 있다(어쩌면 내부의 적이 제일 센 놈일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이번 '로그네이션'은 '1편의 진정한 계승자'가 아닌 액션 시리즈물 '미션임파서블'의 완성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이단 헌트의 경쟁자는 제임스 본드나 제이슨 본이 아닌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7.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가장 속상한 캐릭터가 CIA 국장 헌리(알렉 볼드윈)다. 다짜고짜 IMF 폐쇄에 앞장서는 이 양반은 결과적으로 "대체 왜 IMF 폐쇄에 앞장선거야?"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뭐 되게 있어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인물이다. 충분히 있어보이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이었다.


8. 액션영화로서는 아주 훌륭하다. 이쯤되면 톰 크루즈가 리즈시절 성룡을 노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9. 첫 장면의 공중액션은 곧 개봉할 '포인트브레이크'와 비교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예고편만 봤을때는 그 친구들이 더 잘한다. ...아무래도 젊은 놈들이다 보니...


10. 결론: 이단 헌트는 더 이상 스파이가 아니다. 그는 어디선가 나쁜 놈이 지구평화를 위협하면 친구들과 출동해 해결하는 액션히어로다.



추신1) 솔직히 영화 상영 전 행사들(부산-서울 이원생중계)이 너무 웃겨서 영화의 재미가 반감됐을지도 모르겠다. 뭔 카드섹션은 얼어죽을 ㅋㅋㅋㅋㅋㅋ


추신2) 여자주인공 이름이 '일사'라고 처음 들었을때 흠칫 놀라며 엄한 생각을 했다... 이 놈의 음란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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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진짜 충동적으로 글 하나 싸질렀다.



WWE의 덩치들이 영화에 나오는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아주 어릴 적 헐크 호건이 나오는 영화들을 본 기억도 나고 이미 수십년간 WWE는 소속 레슬러들의 엔터테이너적 역량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WWE의 배우들은 대부분 소모되는 배우들이었다. 어차피 전문 배우들이 아닌 거 그냥 몸으로 떼우는 액션연기를 펼치는게 일상적이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WWE의 레슬러들은 액션연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들의 지위는 분명 바뀌었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좀 더 영화계 스타가 된 느낌이다. 이전보다 출연하는 영화들도 더 대작이고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물론 여기에는 WWE필름즈의 수준이 높아진 것도 크게 한 몫 했다. 이들은 '씨 노 이블'이나 '컨뎀드', '더 마린' 등 썩 괜찮은 액션 오락영화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최근에는 WWE필름즈의 지원이 없이도 성공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제대로 된 배우는 아니지만 헐리우드 영화의 톡톡한 양념이 되는 WWE 레슬러들을 알아볼 계획이다. 




데이브 바티스타는 최근 가장 뜨거운 WWE 레슬러다. 헐리우드 프렌차이즈 중 가장 뜨거운 마블유니버스에 합류하면서 그의 인지도는 수직상승하고 있다. 그 여세를 몰아 007 신작인 '스펙터'에도 합류했으니 이제 WWE 안 해도 먹고 살만할 정도가 됐다. 


바티스타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이전에도 '철권을 가진 사나이', '라이징 썬', '스콜피온킹3' 같은 B급 액션영화에 얼굴을 내비쳤다. 이후 출연한 '리딕' 역시 엄밀히 따지면 B급 SF액션영화다. 어쩌면 그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합류하게 된 건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건의 B급 정신에 부합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근육질에 우락부락한 액션스타는 의외로 B급 액션영화들에서 정말 선호하는 배우다. 


데이브 바티스타의 장점은 역시 몸이 좋다. 연한 구릿빛 피부에 다부지게 자리잡은 어깨와 탄탄한 가슴근육, 그리고 뜻밖에 잘 빠진 허리. 근육질도 근육질이지만 몸이 아주 위압감 넘치게 잘 만들었다. WWE에는 근육질 액션스타가 많다. 아마 그 중 바티스타는 가장 보기 좋은 몸에 속할 것이다. 007같은 전통있는 시리즈에서 이 액션스타가 펼칠 활약이 매우 기대된다. 어쩌면 그는 WWE 스타의 선입견을 깰 최전방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바티스타가 요즘 가장 핫하지만 WWE출신의 터줏대감은 역시 드웨인 존슨이다. 이미 프로레슬러 시절에도 화려한 입담과 리액션으로 많은 팬을 확보한 선수다. 특히 그의 피니셔 이름이 '피플스 엘보우'인걸 보면 그가 얼마나 팬의 입맛에 맞는 선수인지 알 수 있다. 


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드웨인 존슨은 이미 오래전부터 단독주연으로 활약한 배우다.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은 아니었지만 이미 많은 작품에서 주연으로 열연하며 배우로서의 역량도 사실 검증을 마친 배우다(그렇다고 대단히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건 아니다). 


여기에 '지.아이.조'나 '분노의 질주'같은 프렌차이즈에 얼굴을 내민 것 역시 그의 입지가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형 프렌차이즈에서 그가 큰 비중을 갖지 못한 건 한계라고 볼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바티스타의 상승세에 비하면 드웨인 존슨의 상승세는 다소 더딘 편이다. 그러나 헐리우드에서 가장 중요한 여름 시즌의 중심에서 그는 단독 주연작인 '샌 안드레아스'를 걸고 정면승부를 펼친다. 그가 이전에 출연한 액션, 코미디 영화들과는 수준이 다른 도전이다. '샌 안드레아스'는 드웨인 존슨에게 배우로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은 WWE에서 더 락(드웨인 존슨)과 함께 최고의 인기스타다. 둘이 만난 레슬매니아17은 헐크 호건 대 워리어 이후 레슬매니아 역대 최고 매치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 스티브 오스틴 역시 영화배우로 여러 작품에서 활약을 펼쳤다. 물론 그가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WWE필름즈의 범주에서 못 벗어났고 다 때려부수는 액션영화들 뿐이다. 물론 대중들이 기억할만한 작품은 '컨뎀드'나 '익스펜더블' 등이 있을 것이다. 


사실 스티브 오스틴은 WWE 출신 배우들의 전형적인 한계였다. 표정도 다이내믹하지 않고 좋으나 싫으나 인상만 쓰고 있다. 물론 스톤 콜드의 액션은 굉장한 박력을 자랑한다. 그는 WWE 시절부터 얼굴에 표정이 썩 다양하진 않았다. 그때는 그런 그의 모습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았다. 더 락이 얄밉게 눈썹 치켜올리고 도발하면 스톤콜드는 그냥 묵묵히 맥주를 퍼마셨다. 


스티브 오스틴은 그런 기믹부터가 딱 미국 마초의 상징이었다. 어째 그 기믹이 그의 영화배우로서 발목을 잡는 것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긴 한데 배우로서 한계가 보이는 건 좀 안타깝다. 그러면서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스티브 오스틴의 한계는 딱 거기까지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 그는 스티븐 시갈, 돌프 룬드그렌 등과 액션영화를 찍고 있다. 배우로서 그의 한계치에서 어울리고 있다. 물론 그는 WWE 최고의 슈퍼스타다. 




본명인 글렌 제이콥스로 이야기하면 다소 낯설 수 있다. 그의 WWE 이름은 '케인'이다. 무시무시한 기믹과 달리 그의 별명은 '케인배'다. 그만큼 성격이 좋은 프로레슬러다. 레슬링하기 이전에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사실 그의 출연작은 별로 많지 않다. 그나마 제대로 된 출연작은 '씨 노 이블' 1편과 2편이 전부다. WWE필름즈에서 케인의 기믹을 십분 활용해 만든 이 공포영화는 뜻밖의 재미를 선사한다. '씨 노 이블'의 매력은 이전 호러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과격함에 있다. 흡사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제이슨 부히스처럼 케인이 연기한 제이콥 굿나잇은 과격하고 창의적으로 희생자들을 처치한다. 그의 등장만으로 호러팬들은 '왕년의 살인범이 돌아왔다'며 열광하기에 충분했다. 그 덕분에 '씨 노 이블'은 뜻밖의 호평을 듣는다. 


WWE 스타들 중 인지도로 따진다면 폴 레베스크(트리플H)나 존 시나, 케빈 내쉬 등을 거론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을 제치고 글렌 제이콥스를 거론한 이유는 WWE 스타들 중 거의 유일하게 호러영화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WWE 스타들이 액션영화에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하면 글렌 제이콥스는 매우 독자적이고 유일한 노선을 걷고 있는 셈이다. WWE에서 호러 기믹을 가진 스타들은 종종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언더테이커부터 지렁이 먹는 부기맨 등등 다양하다. 하지만 호러영화로 성공한 배우는 글렌 제이콥스가 유일하다. 그는 WWE 배우들의 영역 확장에 크게 기여할 배우다. 그리고 단순히 호러영화팬으로서 그는 기대되는 배우기도 하다. 




다들 알다시피 WWE는 각본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다. 선수들은 운동도 잘해야 하지만 입담도 좋아야 하고 연기도 좋아야 한다. 그렇게 따지면 WWE는 배우들의 보물창고기도 하다. 헐리우드의 여러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해낼 배우들이 즐비하다. 여전히 쓸만한 스타들이 많은 지금, 이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담) '익스펜더블'의 랜디 커투어나 론다 로우지, 지나 카라노, 퀸튼 잭슨 등도 언급할만하지만 이 글은 WWE를 중심으로 풀어낸 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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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액션영화의 고전 '다이하드'의 새 시리즈가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브루스 윌리스도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가 만든 불세출의 액션영웅 존 맥클레인은 나이를 모르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혹은 그냥 어쩌다 보니) 악당들을 까부수고 있다. 맥클레인 형사의 승승장구를 보면서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필자는 여전히 반갑고 즐겁다. 하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맥클레인의 활약상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생각나는 왕년의 형님들이 있다. 형사 잭과 탈옥범 레지 헤먼드('48시간')나 형사 엑셀('비버리힐스 캅') 등도 있겠지만 형사 액션물에 있어서는 존 맥클레인과 쌍벽을 이룰 거물 마틴 릭스와 로저 머터프('리쎌웨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틴 릭스(멜 깁슨)와 로저 머터프(대니 글로버)는 다시 돌아오기 힘들 것이다. 어쨌든 아들, 손주 다 보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훈훈한 결론으로 시리즈를 시원하게 종결 지어버렸기 때문에 헐리우드의 관습상 그들을 다시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꺼낸다면 요즘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프리퀄 형식이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하게 잘 사는 형님들의 우울했던(혹은 재미없던) 과거가 얼마나 관객들에게 어필할지 미지수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이 글에서는 "왕년에 어마어마한 형님들이 있었지"라는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처럼 이상한 백인 형사와 소심한 흑인 형사의 좌충우돌 사건 해결기를 꺼내보기로 한다. 이 글을 통해 관객들이 "그래, 존 맥클레인만큼 어마어마한 형님들이 있었지"라는 훈훈한 추억에 잠길 수 있길 바래본다. 




'리쎌웨폰' - 정통 하드보일드 형사물의 시작


우리가 기억하는 '리쎌 웨폰'이라면 유쾌한 두 형사의 좌충우돌 사건해결기이자 화려하고 박력있는 액션영화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1987년작 '리쎌웨폰'은 그리 박력넘치는 액션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L.A를 배경으로 한 끈적한 하드보일드 형사물에 가깝다. 평범하게 살아가며 말년을 준비하던 형사 로저 머터프(대니 글로버)는 어느날 젊은 여성의 자살사건을 맡게 되고 자살한 여성이 얼마전 전화 온 월남전 전우 마이클 헌세커(톰 아킨스)의 딸임을 알게 된다. 마이클은 로저에게 마약밀수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도움을 요청하고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한편 아내의 죽음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던 마틴 릭스(멜 깁슨)는 로저의 파트너로 배정받게 되며 로저의 따뜻한 가정과 함께 조금씩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된다. 


이 영화에서 마틴 릭스는 액션영웅으로써의 면모는 보여주지만 참 심하게 우울한 캐릭터다. 물론 로저의 가정을 만나면서 마음의 치유를 얻고 조금씩 밝아지지만  그는 여전히 상처를 안고 있으며 진지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의 액션은 박력보다 진지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꽤 거칠고 긴장감을 주지만 화려하고 스케일이 크지는 않다(클라이막스조차 로저의 집 앞에서 조슈아(게리 부시)와 마틴의 1:1 맞짱씬이다).


이처럼 '리쎌웨폰'은 영화적으로 '잘 만든 하드보일드 형사물'의 전형을 갖추고 있지만 헐리우드 영화시장에서 돈 벌어먹기에는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 감독과 제작자는(합의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속편에서 부족함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리쎌웨폰2' - 흥행이 되는 형사액션물로 변신하다


'리쎌웨폰2'는 전편과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연장선을 이어간다. 마틴과 로저는 여전히 아웅다웅하는 파트너가 됐고 로저의 딸 리앤(트레이시 울피)은 아빠의 속을 썩이고 있다. 전편에 비하면 마틴이나 로저, 그 가족들은 한결 훈훈하고 밝아졌다. 그리고 리오 게츠(조 페시)가 추가되면서 이야기는 한껏 발랄하고 코믹해졌다. 여기에 반 덴 하스(펫시 켄신)의 등장으로 마틴의 로맨스를 만들면서 이야기의 변화는 확실히 눈에 띄었다. 이밖에 이 영화가 본격적으로 변했음은 첫 장면부터 보여주고 있다. 전편의 첫 장면이 깊은 밤 호텔에서 마약에 취해 투신자살하는 나체의 젊은 여성으로 시작했다면 2편에서는 박력있는 카체이싱씬으로 시작한다. 영화가 하드보일드에서 형사액션물이 되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마약밀매범을 추적하던 마틴과 로저는 우연히 남아공 금화를 가득 실은 차량을 검거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남아공 대사 아리안 러드(조스 맥클랜드)의 비리를 추적하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영화는 전편에 비하면 한결 밝고 화려해졌지만 여전히 울적하고 어두운 면모를 잃지 않는다. 특히 마틴과 반 덴 하스의 로맨스가 비극으로 끝난 것은 "왜 감독은 마틴에게 이리도 가혹한가?"라는 원망이 들게 할 지경이다. 그리고 거대 화물선에서 벌어지는 고독한 결투는 전편에서의 하드보일드함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결 밝아진 마틴 릭스지만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그는 외롭고 고독한 형사다. 아마도 이 영화는 다음편으로 이어가기 위한 과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리쎌웨폰3' - 개그콤비 결성! 아저씨들의 성장기


아마도 3편에 이르면서 이 영화는 재정지원이 빵빵해진 모양이다. 평범한 카체이싱으로 액션을 보여준 전편에 비해 이번 영화에서는 고층빌딩 하나를 박살내버리는 과감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개그가 점점 늘어가는 마틴과 로저 콤비는 이제 한결 여유가 돋보인다. 늘 당하는 수다쟁이 리오를 괴롭히는 것도 수준급이다. 한편으로 악당 캐릭터의 잔혹함은 줄어들었지만 그 빈자리를 여러 다양한 이야기들로 충분히 채워가고 있다. 무엇보다 마틴의 로맨스가 다시 시작된 건 반가운 일이다. 


경찰에 보관중인 불법무기가 사라지고 용의자인 전직 경찰 잭 트래비스(스튜어트 윌슨)는 이 무기를 갱들에게 판매하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마틴과 로저는 경찰들을 죽이는 강철탄과 불법무기를 추적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내사과 로나 콜(르네 루소)이 개입한다. 


3편은 전편에 비해 한결 밝아졌으며 이제는 하드보일드스런 어두운 면모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마틴은 더 이상 고독한 형사가 아닌 액션히어로가 되었으며 최후의 결전 장소 역시 고독함이 느껴지지 않는, 미완의 집이다. 굳이 상징적 화법을 끌어 들이자면 미완성된 집에서 싸우는 것은 아직 형성되지 않은 마틴의 가정(안정)을 상징할 것이다. 이미 4편을 염두해 둔 3편일지도 모르겠다.




'리쎌웨폰4' -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것은 차라리 이벤트에 가까운 이야기다. 어느덧 고참이 되어버린 마틴과 로저는 여전히 첫 장면부터 주유소 하나를 폭파시키는 박력을 보여주며 능글맞고 유쾌한 아저씨로 등장한다. 리오는 여전히 수다쟁이며 마틴과 로나의 연애 역시 별 일 없이 진행되고 있다.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의 화려한 피날레에 크리스 락과 이연걸이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이야기의 흥을 더해주고 있다.


이제 은퇴와 노후를 준비하는 마틴과 로저는 마지막으로 아시아 불법 이민과 위조지폐 유통 알선을 수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희대의 악당 와싱쿠(이연걸)를 마주하게 된다. 야심가이자 뛰어난 무술가인 와싱쿠는 지금까지의 악당들과 다른 강력한 카리스마로 시리즈의 피날레에 걸맞는 포스를 자랑한다. 


사실 이연걸의 악역 등장이나 여러가지로 봤을때 이 영화는 피날레이자 팬서비스를 각오하고 만든 영화다. 그만큼 액션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화려하고 볼거리 충만하며 박력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조금 가식적일 수 있는 결말 역시 "관객 여러분들 안녕~"이라는 의미에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장면이 된다. 특히 1편에서의 울적한 분위기를 떠올리고 본다면 이 행복한 결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훈훈한 감정까지 들게 하며 최근 10년간의 대장정을 마친 해리포터와 친구들만큼 아련한 감정을 안겨준다. 


어쩌면 1편부터 10여년간 멤버가 바뀌지 않고 시리즈를 이어온 '리쎌웨폰'은 '해리포터'보다 먼저 배우들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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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기조 2013.02.03 10:45 address edit/delete reply

    1편부터 4편까지 다더하면 시청횟수가 100번에 육박할 리셀웨펀의 광팬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죠 복귀는 어려울테고 그냥 릭스와 로저는 멜깁슨과 대니글로버로 영원히 남았으면합니다 다음글들도 잘보고 갈게요




우선 제목에 '그저 그런'이라는 말이 비교적 자극적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지금부터 언급하는 연출자들 중 누군가의 영화는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마 '엉망진창'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들의 작품 중 대부분은 관객들의 뇌리에 오래 남지 않았으며 영화 역사에 길이 기록되거나 언급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 중 어느 한 작품은 분명 누군가의 추억이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본다. 사실 잘 보면 이들의 이름도 분명 낯이 익다. 이들이 비디오용 영화를 만든 진정한 B급을 넘어서 그라인드 하우스 풍의 감독들은 아니지만 이들의 영화는 비디오가게가 성행하던 90년대에 대 히트를 치며 많은 주민들이 비디오를 빌려보게 만든 인물이다. 즉 짧고 굵은 전성기를 보내고 어디선가 잘지내겠지 싶은 감독들만 모아모아 소개 해본다. 




피터 하이암스 作 <엔드 오브 데이즈>(1999)


피터 하이암스


<롤링맨>(1972), <굿나잇 마이 러브>(1972), <대리형사>(1974), <아워 타임(1974), <피퍼>(1975), <카프리콘 프로젝트>(1978), <하노버 스트리트>(1979), <아웃랜드>(1981), <이중 함정>(1983), <2010 우주여행>(1984), <필사의 도주>(1986), <프리시디오>(1988), <익스프레스>(1990), <스테이 튠>(1992), <타임캅>(1994), <서든 데쓰>(1995), <레릭>(1997), <엔드 오브 데이즈>(1999), <머스킷티어>(2001), <타임코드>(2005), <스레시홀드>(2005), <이유없는 의심>(2009)



즐겨가던 한 커뮤니티에서 누군가 <타임코드>라는 영화를 언급했다. 내용이 꽤 흥미로워서 보게 됐는데 도저히 2005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말도 안되는 SF 기술력이 들어간 영화였다. 아마 누군가 <타임코드>를 1986년 영화라고 주장해도 믿을만큼 영화는 최악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 이름이 낯이 익어 그의 필모를 찾아보고는 경악하게 됐다. 왜냐하면 그가 아주 영화를 못 만드는 감독은 아니며 심지어 한때는 '잘 만드는 감독'의 대열에 올려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의 필모그라피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는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주연한 영화 <엔드 오브 데이즈>일 것이다. 1999년작인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세기말의 음산한 사회 분위기를 타고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심지어 "아놀드가 내면연기를 펼쳤다"라는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장 끌로드 반담과 작업한 두 작품 <타임캅>과 <서든 데쓰>나 <레릭>, <머스킷티어> 등은 팬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과거 스탠리 큐브릭의 대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과감하게 도전하며 만든 속편 <2010 우주여행>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피터 하이암스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그는 특히 SF 장르영화에서 훌륭한 감각을 발휘해왔다. 이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리메이크 하는 것부터 많은 SF에 대한 감각을 뽐내왔다. 그가 만든 많은 SF영화들은 대체로 조악한 B급 완성도를 자랑해왔지만 이야기나 발상만큼은 상당히 신선하다. 


주로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린 그는 2000년대 이후 간간히 작품활동을 해오다가 가장 최근인 2009년, 아들 존 하이암스의 영화 <유니버셜 솔져>의 촬영을 도왔다.




존 바담 作 <조니5 파괴작전>(1986)


존 바담


<애증의 덫>(1974), <토요일 밤의 열기>(1977), <드라큐라>(1979), <내 인생은 나의 것>(1981), <블루 썬더>(1983), <위험한 게임>(1983), <아메리칸 플라이어>(1985), <조니5 파괴작전>(1986), <잠복근무>(1987), <전선 위의 참새>(1990), <코 끝에 걸린 사나이>(1991), <니나>(1993), <잠복근무2>(1993), <고공침투>(1994), <닉 오브 타임>(1995), <인코그니토>(1997), <잭 불>(1999), <풋스텝>(2003)



최근 미드(미국드라마)를 즐겨 본 사람이라면 '존 바담'의 이름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2000년대에 들어서 '라스베가스', '쉴드', '크리미널 마인드7', '싸이크', '히어로즈' 등의 미드에서 연출자로 참여하며 영화보다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20세기에 그가 남긴 작품들을 보면 결코 범상치 않은 감독임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는 오늘날의 마이클 베이나 J.J 에이브람스처럼 흥행에 대해서는 상당히 감각있는 감독일지도 모른다.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977년에 만든 <토요일 밤의 열기>다. 미국 전역을 비롯해 한국에까지 '디스코 열풍'을 불러 일으킨 이 영화는 디스코의 열기만큼이나 놀라운 흥행성적을 올린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만에 눈부신 성공을 기록한만큼 필모그라피에는 상당히 부담을 느낀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80년대 중반까지 그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다. SF 전쟁영화 <블루 썬더>나 <위험한 게임>을 연출하는가 하면 나름 호러영화인 <드라큐라>나 휴먼드라마 <내 인생은 나의 것>, 정통 SF물인 <조니5 파괴작전>을 만드는 등 필모그라피 자체가 상당히 방황을 하고 있다. 물론 그 가운데는 매우 훌륭한 재미를 보장한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장기를 찾은 작품은 1987년에 만든 <잠복근무>가 될 것이다. 에밀레오 에스테베즈와 폴 뉴먼이 주연한 이 작품은 당시 유행하던 형사 버디물의 전형을 보여주며 나름 좋은 평가를 얻는다. 이후 <전선 위의 참새>, <코 끝에 걸린 사나이>, <잠복근무2>, <고공침투>, <닉 오브 타임>, <니나> 등 형사 액션물을 만들며 '대단한 흥행'은 아니지만 나름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는다. 특히 멜 깁슨, 골디 혼 주연의 <전선 위의 참새>나 프랑스 영화 <니키타>를 리메이크한 <니나> 등은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그의 필모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 내리막길을 걷던 존 바담은 이후 앞서 언급한대로 미드에 올인하면서 성공적인 드라마 연출자로 자리잡게 된다.




드와이트 리틀 作 <철권>(2010)


드와이트 리틀


<호스티지 달라스>(1986), <KGB 비밀 전쟁>(1986), <할로윈4>(1988), <영원한 사랑>(1989), <죽음의 표적>(1990), <래피드 화이어>(1992), <프리윌리2>(1995), <머더1600>(1997), <보스>(1999), <아나콘다2>(2004), <철권>(2010)



사실 이번 기획글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이지만 그만큼 필모그라피에서 도저히 주목할 것이 없다. 죄다 어설픈 속편 아니면 평범한 액션영화들이다. 이 가운데 굳이 주목해보자면 <영원한 사랑>과 <래피드 화이어>를 언급하고 싶다. 


가극 '오페라의 유령'을 새롭게 재해석한 <영원한 사랑>은 저 유명한 '프레디 크루거' 로버트 잉글런드를 '팬텀'으로 캐스팅하며 묵직한 완성도를 보장한다. 물론 훗날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걸작은 아니었지만 영화화된 '오페라의 유령'을 이야기 할 때 반드시 언급해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또 <래피드 화이어>의 경우는 이소룡의 아들 브랜든 리의 작품이라 더 의미가 남 다르다. 물론 영화 자체는 브랜든 리의 액션에 기댄 평범한 액션영화다. 하지만 훗날 <익스펜더블>같은 액션배우 동창회에 출연했을지도 모를 브랜든 리의 리즈시절 액션장면을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드와이트 H. 리틀 역시 최근 미드 연출자로 활약하고 있다. <프리즌 브레이크>, <더 인사이드>, <본즈>, <인형의 집> 등 미드를 연출하다가 2010년 게임 원작인 <철권>을 영화화했다. 역시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다"라고 말할 만한 영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미드라도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조금은 다행인 것 같다. 또 아주 틈틈히 화제가 될만한 영화를 만들어냈으니 언젠가 또 만들어내리라 생각된다. 




케빈 레이놀즈 作 <워터월드>(1995)


케빈 레이놀즈


<판당고>(1985), <비스트>(1988), <로빈 훗>(1991), <라파 누이>(1994), <워터월드>(1995), <파이널 컷>(1997), <몬테 크리스토 백작>(2002), <트리스탄 & 이졸데>(2006), 



이 사람은 언듯 보면 참 풍성한 필모그라피를 가지고 있다. 특히 어느 순간의 대체로 스케일이 크고 박력 넘치는 영화들을 만들어 온 그는 상당한 흥행감독이 될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1995년 재앙같은 전율의 괴작 <워터월드>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케빈 레이놀즈는 특히 케빈 코스트너와 연관이 깊은 인물이다. 케빈 코스트너의 가장 영광의 순간인 <로빈훗>과 함께 했는가 하면 가장 최악의 순간 <워터월드>도 함께 했다. 사실 그는 연출 데뷔작인 <판당고>에서부터 케빈 코스트너와 함께 했다. 아마 추측해보건데 <워터월드>의 대재앙 이후 케빈 코스트너가 레이놀즈와 인연을 끊은 것처럼 보인다. 이후 그는 드라마와 스펙터클을 엮은 <파이널 컷>과 <몬테 크리스토 백작>,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을 연출하지만 역시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후 그 역시 미드 <햇필드 앤 맥코이>의 연출자로 나서며 17년만에 케빈 코스트너와 재회한다. 하지만 궁금한 것은 원래 연출자가 많은 미드에서 과연 케빈 코스트너와 웃으며 반가운 얼굴로 만날 수 있었는지 하는 것이다. 




필 조나우 作 <그리다이언 갱>(2006)


필 조아누


<3시의 결투>(1987), <U2 래틀 앤드 험>(1988), <헬스 키친>(1990), <최종분석>(1992), <헤븐스 프리즈너>(1996), <엔트로피>(1999), <그리다이언 갱>(2006), 



이 사람의 '리즈 시절'은 공교롭게도 데뷔작부터 시작된다.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두고두고 회자될 청춘영화 <3시의 결투>를 만들며 화려하게 데뷔한 필 조아누는 두 번째 극영화인 <헬스 키친>에서도 발군의 연출력을 자랑한다. 


이후 90년대에 들어서며 <최종분석>과 <헤븐스 프리즈너> 등 스릴러 영화를 주로 연출하지만 데뷔작 만큼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이 중간에 <폴링 엔젤>이나 <와일드 팜>,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같은 TV시리즈를 연출하는가 하면 U2의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외도를 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2006년에는 더 락 주연의 <그리다이언 갱>을 만들며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에 도전했지만 여전히 첫 작품만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년째 작품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은 그가 데뷔작만큼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작품을 내놓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레고리 호블릿 作 <프라이멀 피어>(1996)


그레고리 호블릿


<금지된 자유>(1989), <프라이멀 피어>(1996), <다크 엔젤>(1998), <프리퀀시>(2000), <하트의 전쟁>(2002), <프랙처>(2007), <킬 위드 미>(2008)



역시 필모그라피가 상당히 깔끔하다. 한 두 작품 특별한 것 빼면 아주 특별나게 잘 만든 영화도 없고, 그렇다고 심각하게 재미없는 영화도 없다. 그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사이에 <금지된 자유>를 만든 것을 빼면 주로 미드를 만들어왔다. <L.A 로>와 <웨스트 포인트 6.1>, <뉴욕경찰 24시> 등의 범죄미드를 만들며 나름 연출감각을 쌓아왔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다가 그는 1996년 헐리우드 스릴러 영화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 중 하나인 <프라이멀 피어>를 만들어낸다. 이중인격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사실상 '이중인격 소재 스릴러 영화' 중 가장 잘 만든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이후에도 판타지 영화 <프리퀀시>나 전쟁영화 <하트의 전쟁>으로 외도를 하지만 <다크 엔젤>, <프랙처>, <킬 위드 미> 등 스릴러 영화에서 발군의 실력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멀 피어> 만큼의 이슈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그의 숙제일 것이다.




헤롤드 벡커 作 <시티홀>(1996)


헤롤드 벡커


<블랙 마블>(1980), <생도의 분노>(1981), <청춘의 승부>(1985), <부스터>(1988), <사랑의 파도>(1989), <맬리스>(1993), <시티홀>(1996), <머큐리>(1998), <디스터번스>(2001)



데뷔 초반에는 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다. 특히 1981년에 만든 영화 <생도의 분노>는 티모시 휴튼, 톰 크루즈, 숀 펜 등 당대의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로 독특한 아이디어와 재미를 가진 흥미로운 영화다. 


이후 <청춘의 승부>와 <부스터> 등 멜로성 강한 드라마를 만들어오다가 <사랑의 파도>를 계기로 스릴러 전문 감독으로 돌아서게 된다. 하지만 스릴러 영화에서도 그리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다. 1996년 <시티홀>과 98년 <머큐리>가 그나마 그의 필모에서 나름 전성기였을 것이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앞서 언급한 톰 크루즈, 숀펜, 티모시 휴튼을 만난 것 외에 패트릭 스웨이지, 알 파치노, 알렉 볼드윈, 니콜 키드만, 브루스 윌리스, 존 트라볼타 등 당대의 배우들과 많은 작업을 했다. 아마 그가 나름 평이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에는 좋은 배우들과 작업한 덕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좋은 배우를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그 감독의 덕이고 능력이다. 


그는 가장 최근인 2007년 TV시리즈 <마스터 오브 사이언스 픽션>의 연출자로 참여했다. 역시 최근에는 그리 큰 활동이 없다.




러셀 멀케이 作 <하이랜더>(1986)


러셀 멀케이


<레저백>(1984), <하이랜더>(1986), <닉크>(1991), <하이랜더2>(1991), <블루 아이스>(1992), <리얼 맥코이>(1993), <샤도우>(1994), <싸일런트 트리거>(1996), <탈로스>(1998), <레저렉션>(1999), <그날이 오면>(2000), <바탈리언>(2001), <더 높은 곳을 향하여>(2003), <미스티어리어스 아일랜드>(2005), <미이라 비기닝>(2006), <레지던트 이블3>(2007), <스콜피온킹2>(2008), <바비를 위한 기도>(2009), <기브 엠 헤로, 말론>(2009)



대체로 B급 장르영화에 참여했지만 필모그라피가 상당히 화려하다.<리얼 맥코이>, <샤도우>, <레저렉션>, <바탈리언>, <레지던트 이블3> 등 우리의 기억 속에 익숙한 영화가 많지만 아마 그를 설명하기에는 판타지 SF 역사에 길이남을 대작 <하이랜더>면 충분할 것이다. 크리스토퍼 램버트라는 인물을 발굴해내며 신화적인 대결을 만들어 낸 <하이랜더>는 훗날 영화 속 시간여행과 '비장한 대결'을 만들어 내는데 좋은 텍스트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이것도 마치 <헬레이져>처럼 그가 직접 참여한 2편까지도 봐줄만 했으나 3편부터 이상해지는 암울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호주 출신인 그는 아마도 B급 장르영화를 가장 잘 만드는 호주 영화감독일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2008년 다큐멘터리 <헐리웃과 맞짱뜨기:호주 B무비의 세계>에도 직접 출연했다. 물론 그 역시 드라마 <퀴어애즈포크>와 <틴울프>의 연출자로 참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향인 호주의 상어영화 <베이트 3D>의 각본가로 참여했다. 그는 미국에서 주로 작업을 했지만 간간히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호주 영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로렌스 캐스단 作 <프렌치 키스>(1995)


로렌스 캐스단


<보디히트>(1981), <새로운 탄생>(1983), <실버라도>(1985), <우연한 방문객>(1988), <바람둥이 길들이기>(1990), <그랜드 캐년>(1991), <와이어트 어프>(1994), <프렌치 키스>(1995), <멈포드>(1999), <드림캐쳐>(2003), <달링 컴패니언>(2012)



아마 그는 여기에 언급된 10명의 리스트 중 가장 화려한 전적을 자랑할 것이다. 그것은 "대체 이 리스트에 포함되도 되는거야" 싶을 정도의 의문을 들게 할테지만 무엇보다 최근 전적이 영 시원치 않은 관계로 우선 포함시켜보기로 한다. 


그는 각본가로 먼저 데뷔하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5와 6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레이더스>의 각본을 쓴다. 그도 나름 저 찬란했던 '스필버그 사단'의 일원이었다. 이후 그는 첫 연출 데뷔작 <보디히트>로 역시 스릴러에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후 <우연한 방문객>, <바람둥이 길들이기>, <그랜드 캐년> 등 로맨틱 코미디 위주로 만들게 된다. 


이후 94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서부극 <와이어트 어프>로 잠시 외도를 하지만 한참 망조가 들린 시절의 케빈 코스트너와 작업은 뭘 해도 재앙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해에 그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멕 라이언과 함께 불세출의 로맨틱 코미디 <프렌치 키스>를 연출한다. 아마 이때가 그의 전성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프렌치 키스> 이후 제작자와 각본가로 많은 작품에 참여하다 2003년 SF 스릴러 <드림캐쳐>를 내놓지만 이 역시 큰 화제를 불러내지는 못한다. 


그는 가장 최근에 자신의 페르소나 케빈 클라인과 함께 <달링 컴패니언>을 내놓는다. 물론 재기여부는 불투명하다. 




조지 P. 코스마토스 作 <레비아탄>(1989)


조지 P. 코스마토스


<더 비러브드>(1970), <로마여 영원하라>(1973), <카산드라 크로싱>(1977), <에스케이프 아테네>(1979), <공포의 침입자>(1983), <람보2>(1985), <코브라>(1986), <레비아탄>(1989), <툼스톤>(1993), <샤도우 프로그램>(1997)



어쩌면 그는 이 기획글에 가장 부합하며 어울리는 감독일 것이다. 영국 출신은 그는 70년대까지 영국에서 발군의 액션스릴러를 연출하다가 <공포의 침입자>를 계기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하지만 유럽에서 만들던 수준있는 스릴러와 달리 미국에서는 주로 B급 액션영화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그가 만든 <코브라>나 <레비아탄>의 경우는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하며 오늘날도 회자되고 있다. 특히 <레비아탄>은 심해 스릴러물로는 <어비스>, <딥식스>와 함께 언급될 만큼 잘 만든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서부영화 <툼스톤>과 정치 스릴러 <샤도우 프로그램> 등을 만들며 액션과 스릴러에서 탁월한 감각을 나타내지만 2005년 건강악화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가 만든 영화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상당한 뚝심을 느낄 수 있다. <카산드라 크로싱>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소피아 로렌을 주연으로 내세워 바이러스 대재앙을 다룬 스릴러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다룰 수 있음에도 그는 한가지 이야기로 뚝심있게 밀어붙인다. 아마도 그는 헐리우드 영화사에서 몇 안되는 '사나이 근성'이 돋보이는 감독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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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ㅂ' 2012.11.01 13:17 address edit/delete reply

    잘보고 갑니다. 글을 참 재미나게 쓰시네요.
    역시 당시의 캐빈 코스트너는 굉장했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ㅎㅎ





리차드 도너 감독의 <리쎌웨폰3>이 개봉하고 6년 뒤인 1998년, 비교적 뜬금없이 <리쎌웨폰4>가 만들어졌다. 헐리우드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는 비교적 당황스런 속편이었다. 왜냐하면 이전까지만 해도 시리즈의 가장 완벽한 구성은 '3편'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콩영화팬들에게는 히어로급인 이연걸이 머나먼 타국땅에서 악당이 되었다는 소식은 슬프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그 이연걸이 헐리우드에 가서 노땅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에게 죽어라 얻어터지는 것은 용납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쎌웨폰4>는 분명 의미있는 영화였다. 그것은 이 시리즈를 사랑한 많은 팬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혹여나 나올 기나긴 아류작들을 예방하기 위해 리차드 도너 스스로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랬어요"라며 이야기를 종결시켜버렸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인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이하 <언리미티드>)는 이와 같은 '팬서비스'용 영화다. 이 시리즈가 원래 그렇게 팬이 많은지는 의문이지만(당장에 필자조차 이 시리즈를 극장에서 본 적이 없다) 어쨌건 팬들을 위한 다채로운 쇼를 준비했다. 이 글은 이 영화가 얼마나 버라이어티한 쇼를 준비했는지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그 쇼들은 팬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언리미티드>의 이야기가 사실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나름 훑어보자면, 그 시작은 전편인 <분노의 질주:더 오리지널>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한다. 도미닉(빈 디젤)을 탈옥시킨 브라이언(폴 워커)과 미아(조대너 브루스터), 그리고 친구들은 각자 흩어졌다가 브라질 리우 데자네이루에 사는 빈스(맷 슐츠)를 만나러 간다. 브라이언과 도미닉, 미아는 빈스의 의뢰로 차량탈취껀을 돕게 되고 그 와중에 브라질 거대 마약조직의 음모에 휘말리게 된다.

앞서 말한대로 이 영화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잘 나가는 액션영웅들이 마지막으로 크게 한탕한다"는 상황을 얼마나 박진감 넘치게 표현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 상대는 브라질 최고의 마약상으로 설정하고, 제대로 한탕하기 위해 어제의 용사들을 소집하는 것이 임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어제의 용사들은 <분노의 질주> 역대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인물인 폴 워커와 브라이언 오코너, 조대너 브루스터, 맷 슐츠가 등장한다. 그리고 2편의 타이리스 깁슨, 3편의 강성, 4편에서는 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충 모아도 약 9~10명 정도 된다. 한 편의 영화를 이끌어 가기에는 꽤 많은 인물들이다. 심지어 여기에 '특별 게스트' 드웨인 존스까지 합류했으니 그야말로 풍성한 캐스팅이다.

자, 인물들이 꽤 많아졌다. 이 인물들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몇 가지가 있겠지만 이 영화가 선택한 것은 바로 <이탈리안잡> 식의 금고털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어제의 용사들이 모여 금고털이를 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해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편에 등장한 여러 기술들을 써먹는다. 뭐 그래봤자 레이스를 통한 자동차 득템, 드리프트를 통한 감시카메라 피하기, 차량절도 극강의 비기 등을 보여주며 팬들의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살려준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이탈리안 잡>이나 <오션스 일레븐>같은 영화는 굉장히 어려운거다. 영화 속 노련한 도둑질만큼이나 그 절묘한 도둑질의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것은 활발한 두뇌운동을 요구하는 일이다. 도둑질의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묘사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감동과 반전까지 심어야 하니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이다.

아마도 <언리미티드>의 각본가는 그 작업을 하다가 골치가 아팠던 모양이다. 쓰다가 지쳐서 결국 "에라이, 나 안 해!"라며 시나리오를 들고 엎어버린 듯 하다. 결국 이 영화의 인물들도 앞 뒤 재지 않고 "돌격 앞으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무식한 방법이 이 시리즈에는 더 잘 어울렸을 것이다. 앞 뒤 재지 않은 그 무식함 덕분에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근래 보기 드문 박력넘치는 액션을 자랑한다. 그렇게 경찰차가 많이 박살나는 장면은 저 옛날 <브루스 브라더스> 이후 처음인 듯 하다. 이 클라이막스 외에도 이 영화의 액션은 수준급이다. 특히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카체이싱 장면은 전작들과 비교해봐도 굉장한 수준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도 분명 치명적인 단점은 존재한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믿을만한 과정인 '도둑질을 준비하는 과정'은 논리적인 허점투성이며, 심지어 생략 또한 많아서 관객들을 좀 심심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경주로 자동차를 따내는 과정이나 경찰차를 훔치는 과정은 충분한 액션이나 긴장감이 나올 수 있음에도 노골적으로 생략해서 영 심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것을 다 생략하고도 이 영화는 러닝타임 130분이다. 아마 노골적으로 생략된 상황들을 모두 살렸다면 180분은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만 충분히 논리적이라면, <이탈리안 잡>이나 <오션스 일레븐>같은 긴장감 넘치고 반전도 있는 "나쁜 놈 돈 훔치기"를 보여줬다면 180분의 러닝타임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엉망진창이다 보니 130분도 길게 느껴질 지경이다.

결국 팬서비스로써 이 영화는 전작들의 인물들이 모두 모였다는 점과 그 기술, 상황들을 잘 활용해 액션을 벌인다는 점이 전부다. 그 무식하고 박력있는 액션을 뺀다면... 볼 것이 전혀 없는 영화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애시당초 연출자의 머리속에는 '팬서비스'말고 아무 생각이 없었으니 말이다. <리쎌웨폰4>처럼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랬어요"라는 결론도 결국 '팬서비스'의 일환이다. 아무리 엉망이라도 팬들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그걸로 이 영화는 자기 역할을 다 한 거다.

그러나 실컷 마무리 다 지어놓고 다음편이 나올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 건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각본가의 '에라 모르겠다!" 정신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그 절정을 자랑한다. 아무래도 그는 바보거나 정신이 나갔거나 미쳤거나 이상한 놈인게 틀림없다. 부디 이 영화는 여기까지만 나오길 바란다. 정말 걱정이 돼서 하는 소리다.


여담1) 사실 팬서비스의 절정은 드웨인 존스와 빈 디젤의 맞짱 장면이 아닐까?

여담2) 대체 헐리우드 영화의 '남의 나라가서 난장피우기'는 언제쯤 그만하게 될까? 듣자하니 '본 시리즈'의 새 에피소드 중 일부가 한국에서 촬영될거라고 한다. 제이슨 본도 한국에 와서 난장 피울거냐?

여담3) 새삼 <이탈리안잡>, <리쎌웨폰4>, <오션스 일레븐>이 재미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
감독 저스틴 린 (2011 / 미국)
출연 빈 디젤,폴 워커,드웨인 존슨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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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라라바스 2011.04.16 09:11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혹시.보셨나요?ㅋ

  2. 구구구구 2011.05.02 14:33 address edit/delete reply

    이전 시리즈들은 보셨나요?ㅋ

  3. monavio 2012.05.27 07:46 address edit/delete reply

    내용이 너무 제마음이랑 같아요. ㅎㅎ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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